통화 다변화로 환율 변동 영향 자연 상쇄
[뉴스핌=박영국 장순환 기자] 미국채 신용등급 강등으로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자기업들은 '통화 다변화'를 통해 환율 변동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통화를 통해 부품·장비·원자재 구매와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환율 변동 영향이 자연적으로 상쇄된다는 것.
오히려 환율 변동보다는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더 관심을 둬야 할 것으로 전자업계는 입을 모았다.
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달러 약세 추세가 전자업계에 부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달러는 이미 절대적인 비중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환율에 의한 영향이 복합적이어서 환율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항상 수출 가격 경쟁력과 수입하는 부품, 설비, 원자재 등의 구매 비용에서 플러스마이너스 요인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을 펼치기 때문에 달러 외에도 유로와 엔, 위안 등 다수의 통화를 고른 비중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환율 변동시 통화 별로 매출과 매입의 규모를 맞추는 식으로 환율 변동에 대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역시 환율의 단기적인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이 37개국 통화로 이뤄지고, 해외생산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통화간 자연적인 헤지(hedge)가 가능하다"며, "결제에 사용되는 37개국 통화가 모두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환율 하락에 따른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큰 폭은 아니더라도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사업본부별 희비가 엇갈린다고 LG전자측은 밝혔다.
휴대폰이나 TV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높고, 생산 단계에서 부품과 장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오히려 달러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LG전자의 휴대폰 해외 생산 비중은 60% 이상이며, TV의 경우 80% 이상이 해외에서 생산된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휴대폰 핵심 부품은 대부분 달러로 구매하며, TV 제조원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LCD패널의 경우도 LG디스플레이와의 계열사간 거래임에도 불구, 달러 결제가 기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백색가전의 경우 국내생산이 많고 원자재 구매에 원화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달러 약세가 다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환율 변동'보다는 '소비심리 위축'이 위협
전자기업들은 환율 변동보다는 미국 재정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 더 큰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유럽과 함께 TV, 가전, 휴대폰 시장의 양대 산맥인 미국 시장이 위축될 경우 올 상반기 국내 전자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었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서의 제품 수요 위축은 제조사간 가격경쟁 과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상반기의 악재를 이어가는 원인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LCD 등 부품 분야에서의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가격하락 지속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어떤 대외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경영체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물류효율화, 구매합리화, 재고·채권 등의 미세관리, 고부가가치 판매 지중 지속 제고 등 경영효율화 활동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박영국 장순환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