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기피 강화…6월1일 이래 최악의 낙폭
*주니퍼 네트웍스, 부진한 실적에 20% 이상 폭락
*CBOE변동성지수(VIX), 13.59% 급등
[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뉴욕증시는 27일(현지시간) 주요 기업들의 우려스런 실적 동향과 교착상태에 빠진 채무협상에 자극받은 위험기피심리로 인해 8주래 최대 낙폭을 작성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6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을 뒤엎고 감소세를 보인 것도 부진한 기업 어닝과 맞물려 경제성장 둔화우려를 부채질하며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미국내 여러 지역에서 경제성장이 이완됐다는 연방준비위원회의 베이지북 경기동향보고서로 장 후반 들어 주요 지수들의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다우지수는 1.59% 내린 1만2302.55, S&P500지수는 2.03% 후퇴한 1304.89, 나스닥지수는 2.65% 밀린 2764.79로 장을 막았다.
시장의 불안감을 측정하는 척도인 CBOE 변동성지수(VIX)는 13.59% 급등한 22.98을 기록했다.
워싱턴의 채무한도 증액 및 적자감축 협상이 여야간의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난항을 거듭하자 미국의 디폴트 및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고조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채무한도가 마감 시한인 8월2일까지 인상되지 않으면 정부 운영예산이 바닥날 것이라는 백악관의 발표로 장 막판 투매세가 거세졌다.
제이니 몽고메리 스캇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마크 러시니는 "채무협상이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마감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투자자들이 불안감이 가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니퍼 네트웍스의 실적 경고와 에머슨 일렉트릭의 주문 증가 둔화세 역시 기업들의 체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아내며 주요 지수들을 짓눌렀다.
공업분야 재벌그룹인 에머슨은 지난 분기 주문 증가세가 완만해졌으며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지난 2개월간 둔화됐다고 밝혔다.
에머슨의 이 같은 경고는 캐터필러와 월풀, 잉거솔-랜드, 펩시코 등이 연이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데 이어 나왔다.
에머슨은 6.7%(종가: 50.43달러. 이하 괄호안은 오늘의 종가), 주니퍼는 20.89%(24.66달러) 폭락했다.
주니퍼의 부진한 실적이 기술업종 전반으로 번진 가운데 반도체주가 심한 부진을 보였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3.74%(30.39달러) 하락했고 타이완 세미는 2.64%(12.56달러), 마이크론 텍은 5.41%(7.43달러) 후퇴했다.
헬스케어종목인 웰포인트는 고령자들을 위한 메디케어 플랜 경비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고 밝힌 후 6.61%(68.70달러) 밀렸다.
같은 업종에 속한 애트나는 전문가 예상을 뛰어넘는 순익을 발표하고 연간 전망도 상향했으나 2.1%(41.71) 하락했다.
하버 어드바이저리 코프의 최고 투자책임자 잭 디건은 "2분기 어닝 시즌이 쾌조의 기세로 출발했으나 지난 수일간 공업 업종을 중심으로 일부 업체들이 시원찮은 실적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날 분기매출 급증을 발표한 아마존닷컴은 3.89%(222.518달러) 급등했다.
이번 주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주당 19달러의 가격으로 전날 4억2275만 달러를 공모한 던킨 브랜즈는 첫날 거래에서 46.58% 폭등한 27.85달러로 장을 마쳤다.
거시경제지표는 불안했다.
계절 조정을 감안한 미국의 6월 내구재주문은 전월에 비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1.9% 증가(2.1% 증가에서 수정됨)했던 5월에 비해 크게 악화된 수치이자 0.3%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예상을 뒤엎는 것이다.
한편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성장속도가 많은 지역에서 완만해졌으며 지속적 성장세를 보인 지역이 6월 초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유가 하락으로 소비자 지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나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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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