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 부채 상한 합의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우려까지 제기되자 과연 미국 국채를 대신할 최고의 안전자산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안전자산으로 주로 언급되는 자산에는 금, 독일 분트채, 은행 예금 등이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17일자 논평을 통해 이들 중 어떤 자산도 금융 시장에서 미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발행규모는 9.7조 달러로 전 세계에서 유동성이 가장 뛰어난 시장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에 따르면 미국채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행된 총 고정자산증권의 95%를 차지하고, 미국의 트리플-A등급 자산에 역시 근접해다.
사실 미국채의 '안전자산' 입지는 여전한 모습이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 부근으로 사상 최저치 부근이고, 여러 혼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시장은 미국의 디폴트 시 파급효과의 심각성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디폴트의 실질적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미국채 단기물 수익률은 여전히 제로 부근이고, 지난주 장기물 입찰에도 강력한 수요가 몰렸다.
또 미국채 등급이 '트리플-A(AAA)' 아래로 밀린다 하더라도 일각에서는 전 세계 규제 관계자들이 강매 또는 자본 및 담보 조건 강화 등을 예방할 새 규정을 만들어낼 지 모른다고 예상한다.
한편 금은 오랫동안 투자자들에게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정치, 경제 및 시장이 불안할 때 통상 금 가격은 오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와 지난해 금 가격이 급등한 바 있지만 올해는 오름폭이 아직까지 12% 수준이다.
문제는 모두가 금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머니매니저들의 경우 채권 등급이 양호한 국가의 국채를 소유하게 돼 있다. 따라서 예를 들면 이들에게는 '트리플A' 등급의 독일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옵션 중 하나일 것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독일의 발행 국채 규모는 지난해 총 1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매입할 충분한 국채가 발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밖에 현금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하는 기관들의 무이자부 예금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거래은행계좌로 이자를 지불하지 않고 기업 목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특히 FDIC의 보험 한도는 보통 23만 달러이지만,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에 따라 이들 예금은 2012년까지 FDIC의 무제한 보증을 받고 있다는 점이 자산을 더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 은행들은 이 같은 자금을 굳이 필요로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미 현금이 넘쳐나 효율적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예금 규모가 엄청날 수록 은행들이 예금액에 대해 FDIC에 지불해야 하는 평가금액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만기가 1년 미만인 미 국채로 눈을 돌리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가능성은 이 모든 타격들을 고려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부채 상한을 조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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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