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장마가 좀처럼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장마의 영향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업계는 방문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지만 홈쇼핑업계에서는 오히려 장마가 호재가 됐다.
외출이 상대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집 안에서 홈쇼핑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이 많아 진 탓이다.
1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마로 인해 소비자들의 TV 홈쇼핑 시청시간이 부쩍 늘면서 매출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평소보다 식품·제습용품·도서 등의 판매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12일 오후 5시부터 판매한 한복선 갈비탕이 42분만에 5000세트를 모두 판매해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평소 같은 상품을 방송했을 때보다 74%나 높은 판매량이다.
이날 판매한 제스프리 골드키위도 방송 38분만에 평소보다 22% 이상 많은 3500여 세트가 팔려나갔고 11일 판매한 하림 즉석 삼계탕도 58분만에 평소보다 25% 이상 많은 3900여 세트가 팔려나갔다.
습기가 많아진 실내를 말끔히 청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세제, 청소기 등 생활용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지난 7일 방송한 해피맘 만능 청소기는 70분 동안 6800여 세트가 팔려 약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오쇼핑도 본격적인 장마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7월 초부터 현재까지의 매출을 비교해 본 결과, 비가 거의 오지 않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가량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장마의 영향으로 제습기가 활발한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일 론칭한 ‘위닉스 제습기’는 준비한 2000개 수량이 전량 매진되면서 방송시간 1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방송을 종료해야 했다.
CJ오쇼핑은 이에 따라 향후 제습기 용품 등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다.
GS샵은 방학을 앞두고 준비한 어린이 도서 특집방송이 장마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 어린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장마로 인해 외출이 힘들어 지다보니 자녀들을 위한 도서상품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지난 8일 오전에 판매된 김영사의 ‘앗!’시리즈(150권)는 2회 방송에서 총 3000세트 이상이 판매돼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앗!’ 시리즈는 만화를 보듯 부담 없이 즐기다 보면 어느새 공부가 되는 책으로 교육과 오락을 결합해 에듀테인먼트 학습서다.
지난 11일 오전에 방송된 ‘두산 초등논술필독선 100권’도 1000건 이상의 주문이 몰리며 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12일 오전 방송된 유아용 영어교재 ‘노래로 부르는 영어동화’도 1000세트가량 판매되며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어린이 도서가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GS샵은 오는 19일 오전에도 ‘마법의 시간여행(45권)’을 단 하루 정가대비 50% 할인된 16만 60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홈쇼핑업계의 이번 ‘장마 수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 6호 태풍 망온이 일본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19일에서 20일에 간접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해안을 중심으로 당분간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다.
CJ오쇼핑 편성팀의 길영배 팀장은 “올해 예상보다 긴 장마로 홈쇼핑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제습기 등 장마철에 필요한 상품의 편성 비중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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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