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복수노조 시대가 열렸다. 한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조를 설립하는 게 가능해 진 것.
삼성그룹 등 대표적인 무노조 경영 기업에 새로운 노조가 생길지 주목된다.
1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이미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도 노조설립신고서를 내면 새로운 노조 설립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측과의 교섭 창구는 단일화된다. 여러 노조가 한 사업장에 생기더라도 대표노조가 교섭을 맡는 것이다.
대표노조는 일단 노조 간에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하지만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업장 조합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조가 교섭권을 가지게 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복수노조 제도 시행으로 노조 간 경쟁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노조 활동의 민주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기존 노조활동이 활발했던 현대차 등 제조분야 사업장에서는 복수노조 시행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장 노조를 설립하더라도 기존 노조로부터 교섭권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노조와 노선을 달리하는 조합원들의 복수노조 설립은 언제든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사측과의 교섭 현안에서 과반수 찬성 비율이 많지 않다는 점은 기존 노조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복수노조 시행으로 각 사업장의 노조 설립 움직임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사측이 노동자의 견제용으로 어용노조를 출현시킬 우려도 있어 주의깊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 포스코(POSCO) 등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 온 기업에도 노조 출현 가능성은 커졌다. 특히 삼성 일부 계열사 내부에서는 복수노조 시행에 앞서 "노조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노동계에서도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등에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노사협의체가 잘 운영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거의 없어 특별히 노조가 설립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날 첫 복수노조 출현이 예고되고 있다. 대우증권 일부 직원들이 기존 노조에 반발해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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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