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제에너지기구(IEA)라는 동맹군을 통해 기습적으로 원유시장을 맹폭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4일자로 보도했다.
IEA가 매일 200만 배럴, 한달간 모두 6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시중에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브렌트유는 7.4%나 폭락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서 절반 규모인 3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모습이다.
전략비축유는 보통 공급 측면의 일시적 붕괴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위해 유지하는 것이다.
리비아의 내전 사태가 몇개월 지속되고 있긴 하나 브렌트유는 지난 4월 고점인 배럴당 127달러 수준에서 이미 10%나 급락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쿼터도 증가시키지 않은 상황이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전략비축유를 지금 공급하는 것인지 의문인데, 이 같은 궁금증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최근 경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존 채무 위기는 지속되고 있으며, 또한 중국의 제조업 지표도 11개월 최저치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IEA가 지난 2월 월간 보고서에서 밝혔듯이 선진국 경제에서 유가 관련 지출 규모는 올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7%를 기록, 지난 2008년에 기록한 고점인 5.1%에 비해 위축된 상태다.
결국 이번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과 관련한 음모론적 분석은 국제유가와 관련한 정치적 개입으로 해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원유 시장이 크게 혼란한 상황이 발발하게 된다면 IEA는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IEA의 결정은 부분적으로 경제 취약점이 동기가 된 것이다. 게다가 OPEC의 산유량 조절, 중국 통화 긴축, 그리스 채무 위기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국제유가 완화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하반기 시장 전망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