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펀드를 알자. 최근 펀드 시장의 '대세'는 단연 월지급식펀드다.
월지급식펀드는 목돈을 예치한 뒤 투자금액에 지급률을 정해놓고 매월 연금처럼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형태로 이미 일본 등 선진금융시장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이다.
16일 '에프앤스펙트럼'에 따르면(15일 기준) 월지급식펀드는 총 5305억원의 설정액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3월말 27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불과 3개월여만에 두배 가깝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한달 사이에도 현대인베스트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피델리티자산운용 등이 잇따라 비슷한 상품을 선보여 새로운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일반적인 노후대비형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투자 결정시 월지급식펀드의 특성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반적인 주식형펀드와 달리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받는 형식의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선택에 있어서도 손익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 원금손실 가능성에 과세까지…
먼저 월지급식펀드는 채권에 주로 투자함으로써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연금이나 정기예금 등과 달리 원금손실이 가능한 상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월지급식펀드는 전형적인 투자형 상품이므로 주식과 채권 및 파생상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원금 비보장형의 성격이 강하다.
대부분의 상품이 투자원금에서 분배금을 먼저 지급한 뒤 나머지를 투자해 원금을 회복하는 형태로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 증가분이 분배금보다 적을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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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에프앤스펙트럼 |
실제 10억원 이상 월지급식펀드 18개 중 15개가 1개월 수익률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13개 중 3개 펀드가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7%의 지급률을 설정한 투자자의 경우 원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연간 8.4%의 수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상황이다.
또한 채권 투자로 인해 시세차익이 발생할 경우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채권형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15.4%는 이자소득세로 차감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제 1억원을 투자한 경우에도 월 0.5%의 지급률을 설정할 경우 배당금은 50만원에 불과해 장기적으로 목돈을 맡기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상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애널리스트는 "채권은 안전자산이지만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자산이 감소하고 수익이 감소하게 되면 투자금을 스스로 회수하는 격이 될 수 있는 것이 월지급식펀드의 한계"라며 "손실 가능성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연금펀드의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지급식펀드 시장은 향후 더욱 다양화되고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약간의 추가수익에 대한 수요를 가진 고령의 고액자산가들에게는 장기투자에서 매력적이라는 강점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박현철 차장은 "위험자산에 투자를 하는 자체가 리스크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원금에 대해 보장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위험성향이 낮은 투자자들도 일정 수준의 초과수익을 기대하기 마련이므로 월지급식펀드는 좋은 투자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초기이지만 향후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기준으로 자산을 관리해줄 수 있는 서비스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형, 혼합형 등을 신중히 선택한다면 효율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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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