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 통신시장의 전개 보면 결국 자본력 싸움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절로 나온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틀림없이 좋은 일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이 돈을 쓸수록 결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가격 인하나 서비스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업체간 자본력 경쟁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10년이상 지켜오던 이동통신 3사간 황금비(5대 3대 2)가 자본경쟁을 계기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통3사간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독과점 가능성을 포함해 새로운 시장 경쟁원칙이 등장하는 것을 의미하고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에게 또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전망을 하는 근거로는 크게 봐서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가 이번에 정부가 단행한 일률적인 요금 인하이며 둘째가 막대한 스마트폰 기간망 투자, 즉 LTE 투자 경쟁이다.
통신요금 인하부터 보면 이는 후발사업자, 특히 LG유플러스에겐 직격탄이다. 안그래도 열악한 자본력에서 매년 1000억원을 빼가는 효과가 있기때문이다. 더구나 안그래도 서비스품질이 뒤쳐지는 상황에서 악전고투하던 LG유플러스에겐 이번 요금인하는 더욱 뼈아프다. KT도 상대적으론 LG에 비해 낫긴 하지만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에 상대적으로 조건이 불리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막강한 자본력, 서비스 품질에 아이폰에서 갤럭시 시리즈까지 망라하는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추고 이제 요금 경쟁력까지 장착하게된 SK텔레콤을 후발사업자들이 당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이통사간 불균형 상황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은 스마트폰 인프라에 대한 투자수요다. 이제 빠르면 7월부터 이통3사는 LTE서비스 시대로 접어든다. 서비스 시작시기는 업체간 별 차이가 없다. 문제는 서비스품질이다. 수조원의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LTE 서비스 품질은 결국 자본력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며 이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엄청난 마케팅 무기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예전에는 선도사업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 정부에 하소연이라도 했지만 인터넷전화나 MVNO서비스가 나오는 요즘, 언제까지 그런 논리가 통할지도 의문이다.
오랜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동통신 시장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과거 한동안 '쏠림현상'이라는 단어가 통신시장에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 단어가 유독 자주 생각나는 요즘이다./한익재 정보과학부장(ij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