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영국 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신사업 육성에 대한 계열사별 ‘교통정리’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1일 주요 계열사간 합작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담당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LG화학은 지난달 19일 실적발표회에서 폴리실리콘 사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LG그룹 태양광 사업의 주축 역할을 자임했다.
태양전지, 2차전지,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LED(발광다이오드),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앞으로 삼성과 LG를 먹여살릴 신사업 육성에 대한 각 계열사별 임무 분담이 이뤄지고 있는 것.
삼성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가 각 40%씩 출자하고 삼성물산과 퀸타일즈가 각 10%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일원화시켰다.
지난 2009년 삼성전자가 지식경제부 주관 ´신성장동력 프로젝트´ 중 바이오 제약 분야에 참여하면서 그룹 내 바이오사업을 담당하는 모양새였으나, 결국 별도 법인이 담당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
LED사업의 경우 1995년부터 삼성전기가 담당해 왔으나, 지난 2009년 4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합작을 통해 삼성LED를 설립, 사업 역량을 집중토록 했다. 계열사별로 부품과 제품 분야를 분산시키기 보다는 LED 관련 자원을 집중, LED 칩과 패키지, 조명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 사업 역시 기존 삼성SDI 소관에서 별도 법인 소관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초 삼성SDI의 AMOLED사업과 삼성전자의 중소형LCD 사업을 분리·통합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킨 것.
이 회사는 현재 스마트폰 등 모바일향 중심으로 형성된 AMOLED 시장에서 98%를 점유하고 있으며, 2분기 중 양산을 목표로 5.5세대 라인 건설을 진행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존 LCD부문의 명칭을 DP(디스플레이패널)부문으로 변경하면서 향후 AMOLED가 TV 등 대형 사이즈까지 확산될 경우 기존 LCD 사업에서와 같이 대형 패널은 본사에서 직접 생산하고 소형 패널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부터 조달받는 구조를 택할 여지를 남겨놓았다.
헬스케어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혈액검사기 ´IVD-A10A´ 출하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메디슨을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초음파 진단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은 세계시장 점유율 7%로, GE와 필립스, 지멘스, 도시바에 이어 이 분야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국내 시장에서는 3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태양전지 사업 역시 삼성전자의 몫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9월 기흥사업장에 30MW급 결정형 태양전지 파일럿플랜트 가동을 시작한 이후 증설을 통해 최근 130MW 규모까지 확대했으며, 현재 양산 및 상용화 시점을 타진 중이다.
2차전지 사업의 경우 이미 삼성SDI가 IT 분야 세계 최대 업체로 군림하고 있으며, 지난해 보쉬와 합작으로 SB리모티브를 설립, 울산공장에 대규모 리튬2차전지 공장을 건설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양측은 최근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 강화를 위해 SB리모티브에 각각 8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LG의 경우 신사업 분야에서 LG전자의 AE(에어컨·에너지솔루션)사업본부의 역할이 막중하다. 공조시스템 및 태양전지, LED조명 등 중점 육성사업이 모두 AE사업본부에 속해 있다.
태양전지 사업은 LG전자 AE사업본부가 삼성에 비해 앞서있다. 지난해 초부터 120MW급 결정형 태양전지 라인 양산을 시작했으며, 오는 6월까지는 2기 라인을 조기 안정화해 330MW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이어, 2013년에는 1GW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태양전지의 원료가 되는 폴리실리콘 분야는 최근 LG화학이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를 통해 LG화학-LG실트론-LG전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방침이다.
결정형과 함께 태양전지 사업의 또 다른 축인 박막형 기술과 관련해서는 당초 LCD와 기술적 연관성이 높다는 이유로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LG전자가 태양전지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LED 사업의 경우 LG이노텍이 칩과 패키지를 담당하고, 조명 완제품은 LG전자 AE사업본부가 담당한다. LG전자 AE사업본부는 기존 에어컨 사업 중 상업용에어컨 분야와 신수종사업인 LED조명 및 태양전지 사업이 모두 B2B 사업이며, 건설 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만큼 보유 사업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은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수요를 타깃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며 IT분야 2차전지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삼성SDI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MLOED 사업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TV 패널 시장 선점을 공언하며,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크게 뒤쳐진 상황을 단번에 만회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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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박영국 기자 (24py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