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투자대상 선정과 타이밍이다. 적립식 펀드는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주는 똑똑한 해결책 중 하나. 뉴스핌은 창간 8주년을 맞아 분산매수의 매력으로 좋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적립식펀드의 매력과 특징, 상품 선택시 유의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뉴스핌=노희준 기자] 주식 시장이 2200선을 상회하는 강세를 이어가면서 적립식펀드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투자시기에 대한 고민에 휩싸여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일반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접근이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인 투자수단이 바로 적립식투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립식투자라고 해서 모두가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 무엇보다 장기투자에서 매력을 발산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적에 대해 먼저 판단한 뒤 장기 수익률의 건전성 등을 '심사'해야 하는 과정은 필수다. 여기에 수수료가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고정비용임을 감안한다면 꼼꼼한 재테크를 위해 따져봐야 할 부분은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조건 있는' 장기 투자가 유리하다"
우선 일반적인 펀드의 선택기준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투자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보통 적립식투자는 적은 돈을 꾸준히 불입해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에 3년 이상을 투자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적립식투자의 마법은 무엇보다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얻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에 있기 때문이다.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란 매달 일정금액을 일정 기간에 투자해 특정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많이 사고, 주가가 오르면 오른 만큼 주식을 덜 사는 방식을 통해 주식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분산투자와 장기투자을 통해 목돈을 한번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보는 것을 방지하고 주가 반등시 수익률회복을 빠르게 한다. 때문에 장기간 투자할 경우 시장대비 우월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데 한결 유리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투자라고 해서 하나의 펀드에 자금을 묻어두기만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박현철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팀 차장은 “장기투자를 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자산관리를 긴 관점에서 가져간다는 의미이지 개별펀드에 무조건 3년, 5년씩 묶어두기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적립식 투자라고 하더라도 속편하게 자동이체 등으로 돈만 빠져나가게 할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갈아탈 수도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잦은 상품 교체를 권하지는 않지만, 시장의 흐름과 상품의 운용능력을 주기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있다는 것.
박 차장은 최소 6개월 주기로 운용사의 운용능력과 시장 추이를 점검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또 투자기간과 관련해 처음에 설정한 만기가 도래했을 때의 접근법도 중요하다. 이때 무조건 환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묻지마 환매’는 피해야 한다.
우창균 하나UBS 자산운용 마케팅본부 부장은 “보통 2~3년 동안 자동이체를 걸어놓고 만기가 끝났다고 무조건 환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기가 끝났다고 무조건 환매를 할 게 아니라 만기시점의 시장 환경을 보고 연장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 장기 성과에서 시장대비 아웃퍼폼을 하는가?
적립식투자 대상 펀드의 장기수익률도 관건이다. 만기 시점에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투자 도중의 수익률보다 만기시의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지금 당장 성과를 거두는 펀드보다는 중장기적인 상승 트렌드가 살아있는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6개월, 1년동안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는 것이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도 가능하지만 투자기간의 특성상 꾸준히 시장대비 안정적인 아웃퍼폼을 하는 것이 환매시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 팀장은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만기시점의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며 “지금 다소 소외돼 있지만 2~3년 뒤에 반드시 상승할 수 있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적립식 투자의 대상으로 ‘테마 펀드’ 등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보통 테마펀드는 장기 트렌드가 아니라 시황에 따른 트렌드를 보고 가입하기 때문에 고점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 펀드계의 '세금', 얼마인지 따져보라
수수료 부분도 꼼꼼히 챙겨야 하는 사항이다. 보수는 펀드투자와 관련된 비용으로 펀드에서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률과 직결되는 요소다.
장기적인 적립식투자를 할 목적이라면 판매수수료보다는 판매보수가 적은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는 판매나 환매 시 일시에 지급되는 비용이지만, 보수는 매일 펀드에서 수취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펀드라고 해도 판매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클래스(수수료 체계)도 살펴야 한다. 펀드 이름의 맨 뒤에 붙는 알파벳이 클래스를 나타내는데, 클래스 A형은 판매수수료를 미리 떼는 선취형을 말한다. 클래스 B는 후취 수수료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C형은 선취와 후취수수료가 모두 없는 경우다
통상 주식형펀드의 경우 클래스 A형의 선취수수료는 1% 내외이고 총보수가 1.5% 정도이며 클래스 C형은 선취와 후치수수료가 없는 대신 총보수가 높기 때문에 적립식투자처럼 장기투자를 하는 경우라면 선취형인 A 클래스가 유리하다.
이종길 대신자산운용의 마케팅본부 팀장은 “장기투자라면 선취형 클래스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 "매니저의 잦은 교체? 불안해!"
앞의 기준들이 정량적 요소라면 정성적 부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운용 매니저의 잦은 교체 여부다. 당연히 ‘선수’의 교체 빈도가 높다는 것은 운용사의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운용역의 변동사항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김찬영 미래에셋 자산운용 채널마케팅 과장은 “운영 매니저가 3년 안에 두 번 이상 바뀌었다는 것은 펀드 자체의 변동성을 가져오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박현철 신한금융투자의 상품개발팀 차장도 “50% 정도는 정성평가 부분에 할애한다”며 “매니저의 이동이 자주 있었는지 등 운용사의 분위기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펀드선별의 기준 가운데 적립식투자에도 해당하는 사항이 있다. 펀드의 적정규모, 자신의 투자성향 등은 모든 투자 시에 새겨야 할 요소다.
김찬영 미래에셋 자산운용 채널마케팅 과장은 “적립식이나 거치식이나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의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창보 GS자산운용 상무는 “적립식 펀드도 결국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지수 지향적인 것보다는 가기만의 독특한 색깔이 운용사의 운용 철학이나 전략과 잘 맞는지 살펴야 한다”고 언급했다.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만큼 운용사와 궁합이 맞아 심리적 안정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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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