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코스피가 장중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공세에 사흘만에 밀리며 2200선을 내주고 말았다.
코스피는 전일 뉴욕 증시의 상승 마감과 외국인의 8거래일째 순매수세에 기관과 개인까지 가세한 '사자' 행렬에 오름세를 보이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이 장초반과 달리 '팔자'로 방향을 튼 데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2400억원 가까운 기관 매물이 출회하면서 약보합세 전환한 뒤 이렇다 할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장을 마쳤다.
그나마 동시호가 때 외국인이 700억원 넘게 '사자'를 보인 데 힘입어 장 막판 낙폭을 축소해 2190선에 가까스로 다시 복귀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99포인트, 0.72% 내린 2192.36으로 마감됐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333억원, 732억원 가량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장초반과 동시호가때를 제외하고는 매도공세를 펼쳐 사실상 이날 기관과 함께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의 매도 물량은 2419억원 가량. 프로그램은 차익, 비차익 모두 매수 우위로 총 604억원 가량 순매수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도 하위 우위의 분위기가 짙었다. 금융업, 은행, 음식료 등이 2% 넘게 오른 가운데 건설업, 통신업, 증권 등이 상승했지만, 대부분의 종목은 부진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그간 증시의 이끌었던 운장/장비와 화학이 하락률 2~3위에 오르면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철강/금속, 운수창고, 제조업, 기계, 전기/전자 등도 1~2% 하락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신한지주, KB금융이 5~6% 상승한 가운데 LG와 LG화학이 강보합세였지만, 나머지 시총 상위주들은 줄줄이 하락세로 마감됐다.
SK이노베이션이 7% 넘게 급락한 가운데, S-Oil,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차, 하이닉스, 포스코 등도 1~4% 가량 하락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0종목 등 364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449종목이 내렸다. 보합은 60종목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에 대해 장기적으로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단기적으로 차익 매물이 출회한 데 따른 소폭의 조정장으로 평가했다. 그간 많이 오른 데 비하면 16포인트 정도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투자전략팀장은 "미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미리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주도주가 그간 오른 것에 비춰보면 지수가 떨어진 것보다는 그간 많이 오른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도 "전체적인 그림은 변한 게 없다"면서 "관심사는 자동차, 화학의 부진과 금융주의 상승에 따른 주도주(株)의 변화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연구원은 "큰 그림의 주도주 이탈은 없겠지만, '키 맞추기'식의 순환매는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순환매의 대상으로는 은행주와 건설주를 꼽았다. 은행주는 연결재무제표 도입에 따른 부채 절감 수혜감이, 건설주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투자전략팀장 역시 "자동차는 워낙 실적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익의 변동성이 크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더 '레벨 업'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횡보나 점진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화학주의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양 전문가는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2차 전지나 태양광 등의 하이브리드 산업의 경우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3.67포인트, 0.71% 내린 511.00포인트를 기록하며 나흘째 떨어졌다.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사자'를 외쳤지만, 기관이 283억원 가량 순매도 한 탓에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방송서비스, 디지털컨텐츠, 소프트웨어, 컴퓨터서비스, 통신장비 등이 하락한 반면 통신서비스, 인터넷, 화학, 제약, 종이목재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다소 등락이 엇갈렸다. 셀트리온, 다음, SK브로드밴드, 동서, CJ E&M 등이 1~3% 가량 상승했지만, OCI머티리얼즈, 서울반도체, 메가스터디, GS홈쇼핑 등은 2~6%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한가 11종목 등 363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종목을 포함한 578종목이 내렸다. 보합은 57종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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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