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외부인은 내부를 조명하는 기회를 준다. 최근 방한한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그 외부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를 통해 우리 시장을, 우리사회를 읽고 싶음은 당연하다. 좋은 기회가 우리에게 왔던 셈이다.
버핏에게서 우리는 무얼 찾았을까.
증시에서는 우선 ‘버핏주(株)’탐구였다. 화려한 조명은 버핏의 투자사인 절삭공구업체 '대구텍을 우선 비췄다. 그리고 그 관심은 이내 '제2의 대구텍’ 찾기로 이어졌다. 버핏이 투자할만한 또 다른 스물캡을 찾기 위한 보물찾기가 뒤따랐다. 다음은 '버핏효과’확인하기도 빠지지 않았다. 포스코는 버핏의 변함없는 애정을 확인한 반면, IT주는 불명확한 미래에 대한 우려로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보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은 필요하다. 투자자는 언제나 숨은 진주에 목말라 있다. 미래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귀를 쫑긋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버핏에 대한 관심이 '주식 투자, 종목 찾기'에만 그친다면, 그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없다.
물론 이번 방한중 버핏 본인이 기부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말을 많이 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답은 문제설정을 넘어설 수 없다. 듣고 싶었던 얘기가 들려왔을 뿐이란 얘기다. 버핏은 세계적 투자자못지않게 세계적 기부자(사회책임 기업가)로도 알려졌다.
버핏 방한을 계기로 그 명성의 큰 축인 경영인(주)의 사회적 책임을 떠올렸다면 기자의 비약일까.
우리 증시에는 SRI(사회책임 투자)지수가 있고 SRI펀드들이 활동 중이다. 올해로 한국거래소에 SRI지수가 소개된 지 3년째지만 이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판정여부는 애매모호하다. 또 SRI 펀드의 경우도, 그냥 여타 국내 주요그룹 펀드와 구성부문에서 큰 차이가 없다. '사회책임'이란 공적인 아젠다가 주식시장 상품명에 도용당했다는 혹평도 업계 내부에서 나올 정도다.
국내 기업인들의 사회 책임성(기부)도 근래 세인을 놀라케 한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오죽했으면 기업 총수들이 기부를 할때는 법인자금이 아니라 개인돈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마저 국정 책임자 입에서 나왔을까.
지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국제표준(ISO 26000)이 제정됐다. ISO 26000은 노동, 환경, 인권, 지배구조, 공정한 업무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 등 7가지 분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ISO 2000은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기업이든, 투자자든 '돈만 버는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다. 워런 버핏을 투자의 귀재뿐만 아니라 '오마하의 현인’으로 존칭할 때는 분명 '큰 울림'이 있어서 그럴 게다.
시장 참여자들은 워런버핏의 투자철학을 듣고 싶어한다. 이와함께 그의 기업 철학, 슈퍼리치(Super rich)의 기부철학도 이번 방한중 듣고 싶은 이들도 많았을 게다. 이와관련, 버핏은 묻든 것만 적절하게 대답했다는 걸 우린 알아야 한다. 뒤늦은 아쉬움이지만 그에게 기업의 사회책임을 질문했다면 어땠을까?
참, 한국거래소는 'ISO 26000'에 좀더 부합하는 SRI 지수 편입종목의 선진 기준화도 한번 검토했으면 한다. 사회적 책임이 간단치는 않은 것 같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