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무디스의 그리스에 대한 신용등급 3단계 강등 소식이 전해진 뒤 유로존 내 주변국들에 대한 추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모리츠 크래머 유럽 소버린 신용평가부문 책임자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리스의 경우 디폴트 사태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최악의 상황이 지났냐는 물음에 "당연히 '예스'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답변은 '노'"라고 말했다.
S&P는 지난 1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포르투갈과 추가 재정악화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그리스의 경우 특히 추가 등급하락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초 S&P로부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받은 아일랜드 역시 여전히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으로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초 그리스의 소버린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기존 'Ba1'에서 'B1'으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고 밝히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래머 책임자는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신용 등급 상황이 부정적"이라며 "각국의 재정긴축과 구조적 개혁이 부진할 경우 등급 변동의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이달 중에도 유로존 내 신용등급 조정 결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하향조정 판정을 받은 그리스의 10년물 채권 수익률과 신용디폴트스왑 가격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했다.
또한 9일 채권 입찰을 앞둔 포르투갈의 10년물 채권 가격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독일의 10년물 채권 가격도 유로존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경제 성장이 압박받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크래머 책임자는 "그리스의 채무 디폴트는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라며 "그리스 정부가 채무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투자자들은 대략 30%에서 50% 수준의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는 현재 S&P로부터 'BB+'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이는 투자등급보다 한단계 낮은 수준이다.
그는 그리스가 투자 적격등급으로 올라서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그리스 재무부는 전일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그리스 재무부는 무디스가 그리스의 지난해 재정 긴축계획 달성에 대해서는 이번 평가에서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지난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으로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아일랜드의 신용등급도 여전히 취약한 상태여서 S&P에 의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크래머 책임자는 아일랜드의 경우 그리스보다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는 24일과 25일 양일간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주요국 지도자들은 유로존 주변국들의 채무 위기를 차단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항구적인 위기대처 방안인 유럽 안정성 매커니즘(ESM)에 대한 합의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래머 책임자는 이번 정상회의의 결과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