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의 화두는 '투자확대'다.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인 만큼 미래의 먹을거 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새해들어 미국경제가 일부 회복 기미를 보이 고 있으나 유럽시장엔 여전히 불확실한 리스크가 남아있다. 그런만큼 국내 대기 업들의 '공격적 투자'는 다소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투자는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주력하는 신성장 동력의 투자전략과 기대 효과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핌=이강혁기자] "10년 후 어찌될지 상상도 못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올 초 일본에서 귀국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꺼낸 화두다.
평소 이 회장의 경영철학인 '위기경영, 미래준비, 창조 및 변화' 가 읽히는 대목이다.
◆ 사상 최대 투자로 시장 지배력 강화
이 같은 이 회장의 미래준비 경영철학에 따라 삼성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43 조 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재계 '맏형' 답게 현대차나 LG, SK 등 4대그룹 중에도 투자 규모가 단연 최대다 .
삼성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주력사업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총 투자 규모를 사상 최대이자 지난해(36조 5000억원) 대비 18% 증가한 액수로 확정한 것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국가경제 발전과 주력사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 했다.
분야별로 보면 ▲시설투자 29조 9000억원, ▲R&D투자 12조 1000억원, ▲자본투 자 1조 1000억원이며, 이중 시설투자는 반도체 10조 3000억원, LCD 5조 4000억 원, OLED 5조 4000억원 등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경기회복에 따라 반도체, LCD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실시 해 당초 계획대비 10조원이 증가한 36조 5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투자금액으로 보면 LG그룹이 삼성에 이어 두번째다.
LG는 올해 21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립이래 처음이다.
LG 관계자는 "과감한 선행투자를 통해 주력사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 고 신성장동력 육성을 가속화 해 글로벌 마켓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라고 설 명했다.
시설투자의 경우 주력사업과 신성장동력분야에서 스피드 있는 적기투자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16조 3000억원을 투자하고, R&D에도 4조 7000억원의 사 상최대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전자부문 14조 2000억원, 화학부문 3조 6000억원, 통신·서비스 부문 3조 2000억원 등이다.
LG는 지난해에도 당초 1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었으나 파주 LCD생산라인 및 자동 차용 배터리 등 추가 시설투자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3조 8000억원 늘어난 18조 8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SK그룹도 사상 최대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SK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R&D, 자원개발 등에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10조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 가운데 84%인 8조 8000억원은 국내투자로,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정보통신 인 프라와 에너지설비 효율화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SK그룹은 또 미래핵심기술 선점을 위해 ▲녹색에너지자원 개발(3000억원) ▲차 세대 혁신기술 개발(8000억원) ▲신성장사업 육성(3000억원) 등 R&D에 1조4000 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인력채용 규모는 올해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포함 3000명 가량으로 정했다. 이 는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확대했던 지난해보다 25% 가량 늘어난 것으로,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SK 관계자는 "올해 경영화두는 미래사업 발굴에 있다"면서 "설비 및 R&D 투자, 인재채용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경영에 나서는 것도 바로 이를 통한 실행력을 확보해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동력 확보..뭉칫돈 집중 투자
현대차그룹도 올해 12조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현대건설 인수에 5조원의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12조원 투자는 일단 현대제철 고로 3호기 건설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자 동차와 철강의 수직계열화와 글로벌 사업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다. 3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이곳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와 부품 등의 R&D부분에도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이 투입되고, 고용창출에도 1조원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대제철 고로 3호기 준 공이 예정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9년에 발표한 '2018 롯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매년 꾸준 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M&A(인수합병) 시장 큰 손으로 부상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롯데는 오는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10 기업에 등극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4조 1000억원을 투자했던 롯데는 올해 1조 4000억원을 늘려 시설 및 연 구개발(R&D)에 5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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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