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포르투갈 국채 입찰이 무난히 마무리되면서 시장 투자자들이 안도하는 가운데, 유럽 주요국은 추가적인 위기 대응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투갈 재무부는 이날 총 12억4900만 유로의 2014년 및 202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12억5000만 유로에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2014년물은 6억5000만 유로, 2020년물은 5억9900만 유로가 각각 낙찰됐다.
이번 포르투갈 국채 매각 입찰이 무난히 진행되면서 포르투갈의 금융 건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이 시장에서 완전한 신뢰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날 매각된 포르투갈 국채의 평균 수익률이 6.716%에 이르고 있어 포르투갈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일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올해 자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3%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포르투갈이 재정적자 통제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마련된 긴축정책보다 재정지출을 더욱 크게 줄이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틱시스의 헤수스 카스티요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이 긴축예산을 시행 시기를 늦출 경우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은 포르투갈 구제금융 지원을 비롯, 채권시장 개입, 저금리 긴급자금 대출 지원, 추가 담보 지원 등의 추가적인 위기대응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계획안에는 포르투갈에 대한 600억 유로(약 780억 달러) 규모 대출과 그리스 국채 추가매입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다음주로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같은 위기대응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이나, 결정은 다음달 4일 열리는 유럽정상회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문제 담당 최고위원은 "금융시스템 지원을 위한 가능한 모든 옵션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재정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면 시장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와 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 등 유럽 소버린 채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원한 자금은 1780억 유로에 이르고 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몇달간 시장에서 유로존 주변국 채권을 740억 유로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위기 대응에 요구되는 모든 필수적 조치를 단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독일은 유로화 안정에 필수적인 모든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EU 고위급 인사들은 긴급지원 자금을 주변국 국채 매입에 사용하거나 단기 대출지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독일은 여전히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에 대해서는 EU 조약에 위반된다는 점과 재정이 부실한 국가들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과 일본이 유로존 위기에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일 일본은 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발행하는 EU 채권의 5분의 1을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도 지난주 스페인 채권을 추가로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BS의 자끄 카이유 전략가는 "정책 논의가 유로존 전반에 대한 위기 대처 계획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EU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오는 13일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5년물 국채 30억 유로 규모와 15년 만기 국채 60억 유로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