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기자]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시장성이 있는 분야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전략적 참여'를 공언한 만큼 치열한 '레드오션'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업계의 새해 사업계획 수립도 비상이 걸렸다.
이중 중견건설사들의 고민은 더 커져가고 있다. 이들 중견사들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토목 부문은 별다른 경쟁력은 갖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사업계획 수립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들 중견건설사들의 가장 큰 위기는 주택시장 침체에서 출발한다. 업계 30위권 밖의 중견 건설사들은 규모와 특성에 맞게 일부 공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전문성이 강조되며, 특히 주택사업에 집중해 있는 업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전문 중견건설사들은 올해도 딱히 낮아질 것 없는 시장 환경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으며, 토목 중심 중견건설사들은 대형사들과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저가수주 외에는 별다른 마케팅 방법이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은 새해 사업전략 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주택 전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올 한해 동안 3곳 가량 사업장에서 주택 분양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는 분양 시장상황과 사업추진 상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그럴 가능성이 적지 않다"라며 "최근 3~4년간 분양도 거의 없었고, 환매조건부로 넘긴 물량이 많았던 만큼 미분양 물량도 얼마 남지 않아 신규 분양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사의 일꺼리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30~50위권 건설사들 중 몇몇 곳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 부진을 피하기 위해 해외 개발사업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발사업에 비해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해외 개발사업을 중견건설사들이 성사 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또 이들 주택전문건설사들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정비사업 등 주택·도시개발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은 벌써부터 과잉공급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아파트 리모델링은 대형 건설사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등 이 역시 사업 성사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토목 전문 업체들은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주요사업 뿐 아니라 중급 규모 사업까지 대형 건설사들이 진출하면서 수주 실적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공공 발주는 4대강 관련 발주가 활발했던 2009년에 비해 2/3수준에 머무는 등 큰 폭으로 줄었고, 이 같은 '발주 빈곤현상'은 올해에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회사의 부채를 이유로 사업 축소를 공언한 만큼 이들 중견 토목 업체들의 주 무대인 택지개발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토목 중심 중견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주택 비중을 줄이고 토목-인프라 사업 확대를 공언한 이후 사업 수주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대로 가면 조만간 자체 수주보다는 대기업의 콘소시엄 형태의 수주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의 올 한해 사업전략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버티기'에 촛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주택경기가 조금씩이나마 풀리는 게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상태가 3~5년만 더 이어진다면 업계 50~100위권 업체들도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중견 건설사 벨트가 완전히 붕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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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