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채권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주요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주 매각되는 포르투갈 국채를 ECB가 직접 인수하는 것 외에는 채권가격 급락세를 차단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링 자산관리의 앨런 와일드 채권 및 통화부문 대표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로존 채무 위기는 이번주 계획된 일부 국가들의 소버린 채권 입찰을 거치면서 중대한 국면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우려는 유로존 내에서 세 번째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적자 비율이 높은 벨기에로 향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따라 벨기에 국왕은 내각에 추가 긴축예산을 짤 것을 명령했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포르투갈 국채 10년물의 시장 수익률은 장중 한 때 7.18%까지 치솟은 뒤 ECB의 개입 소식에 따라 6.93%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와 파운드화, 엔화에 대해 각각 4개월 최저치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이 7%대를 넘어설 경우 이는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EU 경제 통화 담당 대변인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과 관련 "토의된 내용이 없으며 현 시점에서 전망할만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ECB가 시장에 개입한다고 해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이 수주 내에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며, 이를 위해서는 유럽 내 주요국들의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B는 최근 채권 매입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리고 있으나 지난주 중반까지 1억1300만 유로 규모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2월 초에 비해서는 다소 미미한 수준이다. ECB는 지난해 5월 이후 시장에서 74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ECB가 이번 주중 좀 더 큰 폭의 시장 개입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구제금융의 필요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일로 예정된 포르투갈 국채 입찰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포르투갈은 이번 채권 입찰에서 최소 7억5000만 유로에서 최대 12억 5000만 유로의 3~9년물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이 이번 소버린 채권 입찰에서 충분한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구제금융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주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채권 입찰이 예정돼 있어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채권 수익률로는 포르투갈의 자금 조달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지원된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결과를 바탕으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는 대략 600억 유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올해 대략 20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전망이며 이들의 대부분은 만기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같은 자금을 유럽 금융시장에서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독일과 프랑스는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라고 종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정부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