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시장에서 가격이 움직인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9일 장 초반 약세를 딪고 오전 11시30분께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한 모습을 본 증권사 한 연구원의 말이다. 시가총액이 9000억원이 넘는 종목의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데는 분명 많이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8일과 27일에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또한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6일연속 상승하며 42.02% 급등했다.
특히 그동안 현대건설 이슈에 같은 주가의 흐름을 보이던 현대상선이 같은기간 동안 0.85%의 소폭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주가의 흐름이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2대주주 스위스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도이치랜드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과거 2003년~2004년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을 경험한 투자자들에게 외국인 2대대 주주와 대주주가 경쟁적으로 지분을 늘리기 시작한 것은 경영권 분쟁으로 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그 당시 소버린은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주가가 떨어진 SK 주식을 매집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며 주가를 올렸고 SK의 주가는 2년동안 10배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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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버린 사태 전후 SK 월봉차트 |
사실 2006년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쉰들러도이치랜드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기 시작한 때는 올 5월부터다. 현대그룹에서 꾸준히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었고 시장에서는 자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5월 15일 당시 25.54%였던 지분이이 지난 23일 기준 35.27%까지 증가한 상황했다. 이에 맞서 현대그룹측에서는 현대로지엠이 2009년 20.90%였던 지분을 지난 21일 현재 26.86%까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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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
실제로 경영권 분쟁까지는 아니였지만 대주주들간에 지분늘리기 경쟁은 벌어진 것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현대로지엠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이미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은 적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2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로지엠과 특수관계인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50.70%다.
또한 공식적으로 쉰들러측은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다만, 한국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국내시장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와 제휴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발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몇년째 아직까지 눈에띄는 구체적인 협력이나 경영참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외 경기 상황이나 쉰들러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서 우호적인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쉰들러가 갑자기 지분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않은 시간에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주가가 쉰들러의 영향으로 급등을 하고 국내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으면 소버린처럼 차익 실현을 하고 떠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소버린은 03년 SK주식 1902만여주를 평균 9293원에 매입한 주당 4900원에 매각하며 모두 755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고 배당까지 포함하면 모두 8700억원을 넘게 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권가의 격언처럼 불확실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항상 그에 따르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전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는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단기급등에 따른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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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