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유로존 채무 위기를 차단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주요국 지도자들의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 제안에 대해 독일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독일은 현재 유로존 공동 채권이 출범할 경우 유로존 내 가장 낮은 수준인 자국의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져서 비용이 급증하게 되는 점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유로존 16개국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의 쟝-클로드 융커 의장은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에 대해 독일이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융커 의장은 독일 디자이트 신문과의 회견에서 "독일은 이번 방안에 대해서 검토해보지도 않고 거부하고 있다"며 "너무 단순화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융커 의장의 언급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날카롭게 반박했다.
총리실의 슈테판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유럽 각국이 서로 반유럽적이라고 비판하면서 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는 유럽의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장은 이같은 상황을 유럽의 분열로 해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또 "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은 EU 리스본 조약의 개정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독일 정부는 이같은 제안에 대해 반대하며 향후 유로존 공동 채권에 대한 법적, 경제적 우려가 시장에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공동 채권의 발행에 대해 시장의 견제가 필요한 일부 국가들에게 부적절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유로존 채무 위기의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폭넓게 제안된 또다른 방안인 유로존내 항구적 금융 안전망 설립안에 대해서도 이미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독일의 정부 채권인 분트채의 수익률은 유럽내에서 가장 안정적이며, 따라서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트채 수익률 역시 유로존 채무위기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증대하며 최근 상승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전일 유로존 채권의 기준물인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미국 국채 가격 급락 현상과 유럽연합(EU)내 정책적 분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7개월래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다음 주 EU 정상회의를 열어 소버린 채무 부담을 겪고 있는 유로존 주변국들이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게 하고 경우에 따라 민간 채권자들이 손실을 일부 부담하게 하는 내용의 EU 조약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번 주 내 새로운 위기 차단 방안에 대해 의견 일치를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독일 분트채 수익률은 지난 11월초 2.4% 수준이었으나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재정위기로 인한 채권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금융전문 사이트인 유로인텔리전스는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유로존 안정을 위한 자금지원 부담 여부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으로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지적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일랜드 의회가 내년 긴축 예산안을 통과 시킨 것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고 곧 구제금융 자금을 지급하는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각각 1100억 유로와 8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도 현지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