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기자] 2011년 주식시장에 대해 국내 증권사 리서치들은 미국 경기회복 여부와 중국 긴축 우려 등 글로벌 변수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강세장을 예고했다.
또한 밴드전망에 차이는 있지만 기업들의 이익변화와 업황 측면에선 리서치간 큰 이견은 없었다. 단 증시 유동성에 대한 온도차는 존재했고 미국 소비회복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최근 국내 주요 15개 증권사 리서치가 발표한 2011년 증시전망을 취합한 결과, 코스피 예상밴드는 평균 1796~2396선으로 집계됐다. 현재 코스피지수를 감안하면 밑으로 10%, 위로 20% 가량 갭을 두고 있다.
상단을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2800P를 제시했다. 다만 메리츠는 하단 또한 1830P로 보며 밴드 폭이 1000포인트에 육박, 여타 증권사 리서치 가운데 진폭이 가장 컸다. 이어 NH투자증권이 2600P이며 이 외에 대다수가 2300~2400P를 상단으로 제시했다.
반면 시장을 가장 보수적으로 본 리서치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은 2250P를, 신한은 2260P를 상단으로 봤다.
15개 주요증권사 2011년 예상 코스피밴드. 평균치는 하단을 제시하지 않은 4개 증권사를 제외한 11개 대상으로 집계 |
◆ 강세논리, 밸류에이션 재평가+유동성 파티 지속
내년 증시를 좋게 보는 이들의 주된 논리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다. 매크로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 국내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고, 글로벌 정책방향도 증시에 우호적이란 분석이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부장은 "금융위기 이후로 시장 우려가 지나칠 정도로 커진 상태"라며 "하지만 현재 국내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워낙 낮은데다 글로벌 저금리 환경으로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높은 지수밴드를 제시한 메리츠증권은 '통화재팽창 시대의 도래', 즉 리플레이션 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성장률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중국, 한국, 미국 순으로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며 한국주식도 저평가 국면을 벗고 PER 11~12배 수준까지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풍부한 유동성도 강세장을 이끄는 또 다른 논리였다. 올해 만큼은 아니지만 글로벌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며 외국인과 기관자금 유입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내년 수급주체는 올해와 같은 외국인이 아닌 국내 기관투자자일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스트레티지스트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강조하며 PER 수준은 12.5배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동성 파티는 즐기되 파티의 끝을 알리는 시그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명 카나리아 경고다.
유동성의 끝을 예고하는 시그널로는 미국 테일러준칙 균형금리의 급격한 상승,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3% 후반 근접, 미국 상업은행 대출자산의 증가 등을 꼽았다.
NH투자증권도 유동성과 신성장산업 싸이클, 경기회복 등의 3박자가 상승 모멘텀의 키워드라고 말했다.
NH 조성준 스트래티지스트는 "현 장세는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저평가 국면이 해소되며 적정수준으로 회귀한 실적장세"라며 "PER 13배 적용이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 약세논리,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글로벌 리스크
반면 코스피 상단을 2200선 중반으로 제시한 한국과 신한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리스크에 주목했다.
정부와 민간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매크로 환경이 어둡고 복잡한 상황에 무게감을 뒀다.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변수로 지적했다.
신한은 내년 상반기에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재정위기와 출구전략, 환율전쟁과 맞물린 글로벌 공조의 균열 등이 제대로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일시적으로 디플레이션 베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증권은 내년 시장을 '위기와 버블 사이'로 규정했다. 정부와 민간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기선행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인플레 우려가 대두될 것으로 봤다.
한국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지난 2년과는 달리 미국과 중국의 통화확대가 어렵기도 하고 인플레 부담으로 PER 10배 이상 리레이팅은 어렵다"며 "상반기는 불안요인으로 크게 오르긴 히들고 하반기께 2250 정도를 타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이 12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는 첫 해인 만큼 돈을 풀어 안전망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시아 내수성장 스토리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석유화학업종과 함께 설비투자가 늘어날 자동차와 기계업종, 이익 기저효과가 기대되는 은행을 최선호 섹터로 추천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내년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크지 않아 주가에 있어 밸류에이션 확장 여부가 중요하다"며 "다만 중국 긴축문제와 함께 외국인 매도를 유발하는 원화강세가 우려될 만한 추가악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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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