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타적협상 지위 박탈, 우리금융 "인수뜻"
- 한미은행 모기업 HFC, 주식매매계약서 전면 수정
- 다른 인수자 찾거나 보유주식 원할때 처분도 가능
- 배타적협상 지위 박탈에도 우리금융 "인수뜻 여전"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미국 LA한미은행 인수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양쪽간 단독협상을 규정했던 주식매매계약서(SPA)가 수정돼, 우리금융의 배타적 인수협상 지위가 사실상 박탈당했다.
우리금융 측도 “인수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한미은행 측에 전달했다.
또 미 금융감독당국의 우리은행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에 대한 정기검사가 끝난 이후, 인수여부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LA한미은행의 모기업 한미파이낸셜코퍼레이션(HFC)은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우리금융과의 주식매매계약서(SPA) 내용을 수정했다.
이번 수정의 핵심 내용은, 우리금융과 배타적인 인수협상을 더 이상 진행할 이유가 없고, 계약 파기에 따른 수수료 지불 의무도 제거됐다.
구체적으로 필요하다면(if needed) HFC가 경영권을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제안할 수 있거나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우리금융이 인수하기로 합의했던 신주 인수가 1.2달러(주당) 보다 낮은 가격에 HFC가 현재 보유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도 허용했다.
사실상 우리금융이 갖고 있던 한미은행 인수에 대한 배타적 협상지위가 모두 박탈된 셈이다. HFC 제이 유 CEO는 “우리금융이 한미은행에 2억1000만달러 투자를 완료하는 것과 감독당국의 승인을 얻는 것이 지체되고 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인수의지는 여전히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HFC가 매매계약을 수정한 것에 대해서는 “그쪽(LA한미은행)도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다른 곳에 파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LA한미은행의 주가는 지난 4월 4.26달러로 고점을 지난 뒤 11월 30일 현재 주당 92센트까지 4분의 1 토막 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금융측이 밝힌 ‘상황’이란 미국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미국 금융감독당국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10월 25일부터 8주간 일정으로 우리은행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뱅크에 대해 정기검사를 진행중이다.
우리아메리카뱅크는 미 동부지역 최대 한인은행으로 자산 규모는 약 10억달러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FDIC 정기감사 평가에서 미국 내 7500여개 은행 중 1등급 판정(750여개)을 받아 건전성이 견고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해부터 부실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FDIC의 검사가 진행되면서 우리금융의 LA한미은행 승인 심사를 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 자격을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우리금융 글로벌사업부 관계자는 “인수의지는 여전히 갖고 있다”면서 “우리아메리카에 대한 정기검사가 진행중이므로 이것이 끝나야 인수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