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2011년 중국 경제는 2010년의 '골디락스(Goldilocks)'에 이은 '리플레이션(Reflation)'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모간스탠리가 예상했다.
중국 정부 당국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과 세계경제의 둔화 속에 중국 경제는 내년 상반기 말까지는 계속 둔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2011년 중국 경제 9.0% 성장. CPI는 4.5% 상승
모간스탠리의 홍콩 및 상하이 담당 이코노미스트들은 23일 제출한 글로벌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는 2011년에 9.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4.5%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소비 증가세는 완만한 가속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투자의 경우 소폭 둔화되는 특징을 보여줄 것으로 각각 예상된다.
중국의 소비는 2010년에 9.8% 증가한 뒤 2011년에는 10% 수준으로 증가 속도가 강화될 것로, 투자의 경우 올해 12%인 증가율이 내년에는 10%로 둔화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부동산투자의 경우 올해 21% 증가한 뒤 내년에는 16% 증가하는데 그쳐 그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열억제 노력도 있지만, 주로 위기 이후 강화되었던 인프라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일차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출입의 경우 크게 회복 양상을 보인 올해보다는 증가율이 둔화되겠지만, 좀 더 지속가능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여전히 세계 교역 증가세를 앞지르는 빠른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2~3년 정도까지는 10% 중반선의 성장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모간스탠리는 주장했다. 수입 증가율은 수출 증가 속도를 계속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패턴은 지난 2008년부터 지속되는 것으로, 내수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
◆ 상반기 둔화된 뒤 연말까지 회복. 선제적 긴축 후 정상화할 듯
중국 경제 전망을 분기별로 분해할 경우, 올해 4/4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로 10.4%로 3/4분기의 9.8%보다 강화된 뒤에 내년 1/4분기부터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내년 2/4분기 성장률은 8%까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4분기에 저점을 지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은 4/4분기에는 다시 9.5% 수준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점을 지나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통화정책 기조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성장률로 보면 올해 3/4분기에 9.6% 성장률을 보인 중국 경제는 내년 4/4분기에는 8.7% 수준까지 둔화될 것이며, 연 평균 성장률은 9.0%로 예상된다는 것이 모간스탠리의 전망.
물가 압력은 내년 상반기 중 5.5%까지 올라가면서 고점을 지난 뒤 연말까지는 4.0% 수준까지 완만해지는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내년 돼지고기 가격 평균 상승률은 15%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로 올해보다 약 20% 상승하는 것으로 각각 가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통화정책은 선제적인 긴축정책 기조가 전개되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위기 시의 강한 완화정책에 따른 후과를 억제하면서 장기 인플레 추세에도 대응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올해 '적절한 완화기조'에서 2011년에는 '신중한' 정책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모간스탠리는 중국이 내년 물가안정 목표를 4%로 올해의 3%보다 1%포인트 높여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M2 총통화 증가율은 15%로,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는 7조 위안 정도로 각각 예상하고, 기준금리는 연 중반까지 세 차례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약 1~2차례 일정하게 금리를 올린 뒤 세 번째는 약간 비대칭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편 달러/위안 환율은 내년 말에 6.20위안으로 계속 이전 전망치를 고수하지만, 이보다 좀 더 낮게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밝혔다.
재정정책 기조는 여전히 적극적인 확장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2.5%~2.8%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경제 전망의 위험 요인으로 "정책 실기 가능성과 선진국 경제의 전개 양상에 따른 위험"을 각각 제시했다.
전자는 당국이 너무 긴축적인 정책을 구사하면서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거나 반대로 너무 온건한 정책으로 빠른 성장률과 높은 인플레이션 양상이 전개될 위험을 의미한다.
후자는 선진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취약한 경우 중국 경제가 긴축정책의 부담과 함께 경착륙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과, 반대로 선진국이 너무 빠르게 회복되어 인플레이션이 야기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중국 "골디락스에서 리플레이션으로"
이번 보고서에서 모간스탠리는 "중국 경제의 2010년 골디락스 추세는 이례적으로 강력했던 2009년 완화 통화정책의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과 함께 그 종료 지점에 도달할 것 같다"면서, "경기 주기상 중국 경제는 2011년에는 리플레이션 양상을 보일 것 같다"고 주장했다.
리플레이션이란 통화 재팽창 현상 혹은 그 정책을 지시하는 용어로, 불황기에 심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재정 ·금융을 확대하면서 경기의 회복 ·확대를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처럼 불황기를 지나 계속해서 재정확대와 금융 완화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이 같은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는 근거에 대해 "어려운 시절에 단행된 예외적인 완화정책이 계속 인플레를 부추기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주요 3개국과 같은 선진국의 회복이 부진하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역풍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중국의 리플레이션 양상은 단지 위기 이후 경기가 정상화되는 것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의 구조적 리밸런싱(Rebalancing), 즉 수출의존도가 줄고 내수가 강화되는 추세와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리밸런싱은 전반적인 중국 경제의 생산성 향상 속도를 둔화시킴으로써 장래에 좀 더 추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중국 경제는 40년 전 일본 혹은 20년 전 한국과 같이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면서 "과거 경험이 맞다면 중국은 이 변곡점을 지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는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이들은 예상했다.
이런 점에서는 2011년 리플레이션을 2007년부터 개시된 긴 인플레이션 추세 속에서 이해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모간스탠리의 분석가들은 2011년을 전망할 때 단지 경제적 추세 뿐 아니라 중국의 정치경제 전반의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의 정치 주기 상으로 보면 앞으로 2년 정도는 계속 고정자산투자가 강하게 증가하는 특징을 보일 것이며, 이것이 전반적인 경기를 주도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정자산투자 쪽은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은 채 2013년까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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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