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기자] 미국의 연중 최대 소비시즌을 시작하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IT 주가를 끌어올리고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주 금요일로 이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약 한달 동안 미국 소비가 최고조에 이른다. 이날 전까지 적자였던 미국 소비업체들이 이날 하루 장사로 흑자 전환한다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란 말이 붙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세일을 시작하는 주말 기간 중 평균 66.6%의 소비자가 이날에 쇼핑을 했다.
이에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특히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으로 IT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2시 54분 현재 지난주말에 비해 2만 1000원, 2.69% 뛰어오른 84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말 이후 4개월만에 84만원대 터치다.
LG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대형 IT주들도 일제히 4% 내외의 오름세를 타고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IT의 강세를 블랙 프라이데이와 연관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41%가 이달중에 연말 쇼핑을 시작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39%에 비해 소폭 상향된 것. 이 협회는 올해 홀리데이 시즌 소매판매액을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4471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갤럽의 조사에서는 미국인들이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 지출액이 1인당 714달러로 전년대비 11.9%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앞서 지난 12일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도 69.3으로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 69.0을 웃돌기도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미소매협회가 예상하는 수준보다 높은 4% 이상의 서프라이즈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고용회복을 동반한 소비 증가가 진행되고 있어 지난 2년간 기대치에 못미쳤던 연말 소비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연말 쇼핑 리스트에서 IT 제품은 구매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품목 중 하나였다. 의류나 도서에 비해 할인폭이 크기 때문이다.
전자제품 전문 유통점인 베이스바이는 태블릿 PC, 디지털 캠코더, LED TV, 콘솔 게임기 등 주요제품에 대해 최대 40% 이상의 할인을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다. 월마트, 시어스 등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경수 팀장은 "IT제품은 준내구재여서 경기침체로 2년 부진하면 다음해에 크게 회복되는 경향도 있다"며 "준내구재 수요가 개선되면 가동률 상승→고용증가→소득증가의 경기 순환의 연결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및 부품의 출하-재고증가율이 IT 업종의 주가 상승 탄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미국 연말 소비 특수에 따른 IT 재고소진이 IT 관련주의 상승에 탄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연말 소비시즌이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다만 미국인들의 부채상환이 여전히 진행중이어서 미국의 연말 소비경기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 가능성도 열어둬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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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