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크라운제과는 롯데제과 오리온과 더불어 과자시장을 3분하고 있는데 시가총액은 비교도 안됐습니다"
크라운제과는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이 애착을 갖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수차례 탐방을 통해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 선택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회사 상황이 좋아지고 주가도 올라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했지만 두 회사 모두 부채 덩어리라는 게 문제였죠. 영업조직을 합치자 원자재 구매력이 세지고, 매장에서 매대를 차지하는 능력이 커지는 등 시너지가 창출된데다 한 사모펀드에 지분 15%를 매각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자 회사가 달라졌어요"
에셋디자인투자자문 최정용 이재완 대표이사는 크라운제과을 얘기하며 살짝 들떴다. 당초 턴어라운드까지 짧게 잡아도 5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올 1분기를 기점으로 돌아섰다는 것.
크라운제과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4만 5000~7만 5000원 사이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수직 상승, 이달초 한때 16만 4500원을 기록했다. 대략 3배 가량 급등한 셈이다.
최 대표는 "이 대표가 탐방을 다녀와 새로운 얘기를 하면 다시 가서 확인했고, 다른 애널리스트는 또 다시 확인했어요. 우리는 돌다리라도 크레인으로 두들겨본다는 심정으로 일하거든요"라고 전했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스스로 '대한민국 최초의 기업가형 투자자'라고 내세운다. '기업가형 투자자'란 중소형 가치주에 강하고, 미래 신성장 종목 발굴에 능하며, 하락장에서 잃지 않는다는 투자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즉 크라운제과와 같은 진흙 속에 숨어있는 진주를 찾아내고, 한편으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균형과 중용을 잃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각오이기도하다.
◆ "주식투자 동아리에서 제도권으로"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대학교 주식투자 동아리 출신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회사다. 최정용(사진 왼쪽) 이재완 대표이사는 고려대 투자동아리인 '가치투자연구회'를 지난 2003년에 창립하고 1기 공동회장을 역임했다. 이들이 만든 가치투자연구회는 현재 12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재완 대표는 학생시절에 5000만원으로 18억원을 벌어 투자의 귀재로 소문나기도 했다. 최 대표는 경영학 박사(재무 전공)과정까지 마치며 주식투자와 인연을 쌓아왔다.
비제도권에 머물던 이들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 2008년. 리딩투자증권에 입사, 4월부터 고유자산운용을 맡았다. '리먼 사태'로 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는 가운데 이들은 11월말까지 8개월간 -9%라는 실적을 거뒀다. 그 기간 코스피지수는 39%나 곤두박질쳤다. 급락장에서도 시장을 30%포인트나 이긴 것이다.
이 경험을 발판으로 2009년 3월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설립 멤버는 2명의 대표 외에 같은 가치투자연구회 동료이자 공인회계사였던 김재범 이사,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던 김도정 이사, 진주상호저축은행에서 고유자산운용을 담당하던 김 권 선임연구원 등이다.
이들은 묶어놓은 가치투자다. '기업가형 투자자'의 기초는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발굴, 제 값에 이르렀을 때 판다는 것이다.
이재완 대표는 "1700여개의 상장사 중 애널리스트들이 분석보고서를 내는 종목은 시가총액이 큰 300개 가량에 불과하다"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중소형 주식 가운데 최고의 종목을 찾아 최적의 타이밍에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 200여개 기업을 탐방하고, 50개 종목을 가려낸다. 그리고 10~15개 종목에 타이밍에 맞게 투자를 실행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3월에 운용을 맡은 한 고객은 지난 10일까지 약 10개월간 41.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 상승률 16.7%를 24.6%포인트나 앞섰다. 지난 8월부터 하이투자증권과 연계해 시작한 자문형 랩어카운트 운용수익률도 20.0%를 올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수익률은 10.31%였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