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토드 콤스를 영입해 그룹의 주요 투자 부문을 맡길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콤스의 역량과 자질, 과거 자산운용 경력 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 버핏, 콤스 영입으로 후계구도 완성? 시장 관심 집중
이번 콤스 영입은 현재 80세의 고령인 버핏 회장의 향후 후계 구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버핏은 25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서 자신은 "찰스 멍어 부회장과 함께 3년동안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토드 콤스와 같은 인물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올해 39세의 펀드 매니저 출신인 콤스는 헤지펀드 업체인 캐슬포인트에서 약 4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온 것이 가장 큰 경력이다. 이는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자산 규모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다.
투자자문업체인 YCM넷의 마이클 요시카미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사에 대해 "콤스는 금융서비스 분야의 투자 전문가로 이 분야에 주된 투자를 하고 있는 버크셔에는 적합한 인물이라 할 수 있지만 그동안 버핏의 업무를 대신할 인물로 거론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소 놀라운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 버핏, 후계자는 3명 이상으로 분산키로
버핏은 그동안 자신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신의 역할을 이어갈 후보자들을 물색해왔다.
지난 2006년부터 후계구도 설정에 들어간 버핏 회장은 이전부터 자신의 은퇴 또는 유고시에 투자업무는 최소 3명 이상의 책임자들에게 분산될 것이라 밝혀왔다.
그의 구상에 따르면 이들은 버크셔 소유의 기업들을 운영할 최고경영자(CEO)와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자본투자를 하게될 1명 이상의 투자책임자로 구성될 전망이다.
버핏은 지난 2007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자신의 후계자는 오랜 기간 책임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대량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인물을 영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차기 버크셔를 이끌어나갈 인물로는 데이비드 소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 회장이 유력한 CEO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중국 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인 리 루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버핏은 자신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자신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를 수도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 콤스, 가치분석 중시 스타일. 올해 실적은 4% 손실
콤스의 투자 스타일에 대해서는 가치분석에 근거해 금융업종 관련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적절히 혼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콤스는 지난 9월까지 4억500만달러의 자산을 운용해왔으며 주된 투자 대상은 대부분 US뱅코프와 마스터카드, 웨스턴유니언 등의 금융업종 기업들이 주류를 이뤘다.
또한 현재 콤스가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올해 들어 지난 9월말까지 4%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콤스가 일했던 캐슬포인트는 지난해에는 6.2% 순익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는 13.6%와 1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2008년에는 5.7% 손실을 기록했다.
버크셔는 올해 6월말 현재 웰스파고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지분을 포함해 약 500억 달러 규모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그룹내 보험사의 투자 계정으로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국채 및 회사채 등 고정금리부 자산도 3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등 투자 자산만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헤지펀드 램 파트너스의 창설자인 제프 매튜스는 "콤스가 운용한 펀드의 규모가 수십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 버핏 모교인 콜럼비아대 MBA 출신
콤스는 플로리다주립대(FSU)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버핏의 모교인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젊은 시절 플로리다주 은행규제당국에서 애널리스트로 3년간 일했고 자동차 보험업체인 프로그레시브에서도 4년간 일한 바 있다.
포천지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멍어 부회장을 통해 콤스를 소개받았으며 콤스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코네티컷 주에서 계속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