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 금리가 소폭 상승했다.
내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장 초반 시장에는 금통위의 금리동결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에 확산됐다. 한국은행 집행부의 60%가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는 내용이 메신저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 "기준금리 인상이 환율 때문에 어렵다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잘라 말한 점도 심리를 위축시켰다.
13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28%로 2bp 올랐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은 3.64%로, 국고채 10년물은 4.07%로 각각 3bp씩 올랐다. 20년물은 막판 장내거래가 체결되면서 4.32%로 4bp 올랐다.
통안물도 2~3bp 상승했다. 91일물 통안채와 2년물 통안채는 2.61%와 3.27%로 3bp씩 올랐고, 1년물 통안채는 2.96%로 2bp 올랐다.
91일물 CD금리 역시 전날에 이어 1bp 오른 2.68%에 최종 고시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2.75로 전날보다 7틱 내렸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3틱 내린 112.79에 출발해 112.87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112.67까지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1계약을 순매도했다. 은행과 증권은 868계약과 154계약 순매도로 대응했으며, 개인도 1180계약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투신과 보험은 666계약과 643계약을 순매수했다. 연기금도 945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 "금리인상 가능성 여전"
이날 장 초반 시장은 금통위 경계감에 약세 출발했지만 이내 금리동결에 대한 전망이 확산되며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환율의 빠른 하락세도 금리동결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금리인상에 대한 준비가 너무 없었다는 자각이 확산되면서 일부 헤지물량이 출회됐다.
야후메신저를 통해 "한은 집행부들은 6:4 정도로 인상을 가정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는 내용이 퍼지기도 했다.
장 막판 20년물이 높은 금리에 장내에서 거래된 점은 장기물을 약하게 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해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한 점도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김성식 의원은 '금리를 올리면 주요국들 환율 전쟁으로 원화가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잘못된 시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이미 환율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나 일본의 양적 완화 조치를 포함, 국제적으로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다 보니 우리나라로 자금이 몰려들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 0.25%포인트 차이로 들고 날고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김성식 의원은 "이번에 한국은행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우리 거시경제 흐름과 특히 한국은행에 대한 국내·외 신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점진적 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흔들림만 있었을 뿐 특별한 게 없었다"며 "금통위 전이라 조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침에는 환율이 많이 내리면서 금리동결로 전망이 쏠렸고 그에 따라 커브가 스팁해졌지만 금리인상 루머가 돌면서 인상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며 "장막판 20년 장내거래가 체결되면서 장기물이 약해지면서 전체적으로는 2~3bp 밀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IRS 짧은 쪽으로 페이가 나오고 91일물 CD가 오전 중 1bp 오르는 등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이 엿보였다"며 "김성식 의원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팔자가 세게 나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팔다가 거의 중립수준으로 장을 마쳤다"며 "금리인상 및 동결이 대립되는 듯 하지만 오늘 움직임만 보면 금리인상을 헤지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특별한 변동없이 금통위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졌다"며 "팔자기 많긴 했지만 크게 밀린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많이 내렸는데 그에 대한 반작용 정도가 있었다"며 "만일 금리가 인상된다면 충격이 좀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인상을, 매니저들은 동결을 전망하는 시각이 많아 헷갈린다"며 "전체적으로 장이 약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다들 인상을 점쳤는데 동결했던 것과 반대로 이달에는 분위기는 동결인대 인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향을 못 잡고 있다"며 "시그널링이 전혀 없다보니 더 헷갈린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