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서병수 이기석 기자] 국내 회사채 시장이 극심한 신용경색 와중에서 다소 벗어나 숨통을 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2% 수준까지 낮아지고 단기나마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음울했던 회사채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유럽 신용위기 속에서 제2차 미국발 금융경색 우려감으로 불안한 상황이지만 올들어 시장분위기는 지난해 '9월 위기설'이 난무했던 상황보다는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부진, 그리고 조선해운건설 등 구조조정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어서 아직까지는 신용등급 A급에 해당하는 우량 회사채 수준까지만 일부 개선되는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금융권의 자본확충과 더불어 중소기업 보증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면서 '돈맥경화'를 풀겠다는 원칙을 재정립한 마당에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집행력과 실행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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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회사채 발행 원활, 주초 5건 모두 소화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이날 발행할 계획이었던 총 5건 3700억원의 회사채가 모두 순조롭게 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타이어, GS리테일, 삼성토탈, 풀무원홀딩스 등 4개 회사에서 5건의 회사채가 발행됐는데, 한국타이어는 차환용으로 1200억원, GS리테일은 운영자금용으로 500억원, 삼성토탈은 운영 및 차환자금으로 1500억원, 그리고 풀무원홀딩스는 운영자금용으로 500억원을 발행했다.
한국타이어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GS리테일은 우리투자증권이, 삼성토탈은 SK증권이, 그리고 풀무원홀딩스는 우리투자증권과 한국산업은행이 각각 주간업무를 담당했다.
주간업무를 담당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사전에 수요를 확인하고 발행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회사채 발행 업체 관계자들도 이번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 우량 회사채는 소화, A등급 이하는 아직 제한
그렇지만 일부 회사채 시장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이러한 회사채 발행이 아직까지는 신용등급이 A등급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3~24일 발행된 5건의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풀무원홀딩스와 GS리테일이 각각 A-등급과 A등급이었고, 한국타이어와 삼성토탈은 AA-등급이었다.
이번주에 발행이 예정된 다른 회사채들의 경우 대부분 A등급 이상이고, A등급 아래인 경우는 모두 신주인수권부사채(BW)이거나 전환사채(CB)이다.
SK증권의 박영완 채권영업팀장은 “올해 들어선 지난해 채권을 다수 처분해 잉여자금이 확보된 연기금, 보험, 저축은행 등 일부 기관들을 A등급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정상적인 상황에선 B등급 이하의 회사채 발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영완 팀장은 “AA등급 이상의 채권들은 금리 6% 이내도 가능하다”며 “A등급의 경우 일부 신용위험이나 그룹리스크가 큰 기업들은 다소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할 정도로 편차가 나타나는 편”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회사채 발행 예정 규모는 3조6550억원으로 주간단위로 7년 2개월만에 최대규모이다. 기업들의 자금확보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급증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의 신동준 채권시장팀장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무위험자산들의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우량회사채 위주로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팀장은 "한주만으로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풀렸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이번 발행이 시장상황 변화를 나타내는 의미있는 터닝포인트가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