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의 이철선 연구위원은 20일 "한국의 전체 서비스적자 200억달러 중에서 관광수지 적자가 절반이나 차지하는 등 관광수지 적자상태가 심각하다"며 "종합 테마파크형 관광지 조성이 성공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서비스적자는 지난 2007년 208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중 관광수지 적자규모가 101억달러로 서비스적자 전체 규모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같은 관광수지 적자규모는 지난 2001년 1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6년만에 60배나 폭증한 것으로 심각성을 더해준다.
국제적으로도 지난 2006년 세계경제순위 10위권 이상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 비중은 4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광수지 적자 확대 원인을 국민들의 해외여행 증가와 외래 관광객 유치 미흡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환율절상과 1인당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글로벌 여행 욕구 증가, 해외 대비 국내 관광의 가격경쟁력 저하, 해외여행 대체상품 부재와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자연관광 상품 부족 등이 지목됐다.
또 상업이나 환경, 안전에 대한 관광인프라 구축이 미흡하고, 관광여행객에 대한 국민적 친근성 부족,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국제이벤트 개최 중심의 정책효과 감소, 관광서비스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개선 미흡 등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관광수지 적자 확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종합 테마파크형 관광지를 조성하고 육성'하는 기본 방향을 구축하고 국가전략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을 지정하고 육성하는 등 체질개선에 주력할 것을 제시했다.
다음은 현대경제연구원의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 원인과 대책 - 종합 테마파크형 관광지 조성이 성공조건> 리포트 주요 내용입니다.
1. 한국 관광산업의 현황
본격적인 여행철을 맞아 해외관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큰 폭의 관광수지 적자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2007년, 한국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208억 달러에 달하며, 이중 관광수지 적자는 101억 달러로 전체의 1/2수준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후인 2001년에 1억 7천만 달러에 불과하던 관광수지 적자가 6년 만에 60배로 증가한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의 심각성은 세계경제 순위 10위 이상 국가들과 GDP 대비 관광수지 적자 비중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은 0.71%로 세계경제규모 2위인 독일(1.48%)과 5위인 영국(1.19%), 11위인 러시아(1.07%)에 이어 4위(2006년)이다. 또한 2007년 세계경제포럼은 한국의 관광경쟁력을 130개국 중 31위로 평가하였다.
2.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 확대 원인
관광수지 적자가 갈수록 확대되는 원인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와 외래 관광객 유치 미흡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한국경제의 글로벌화와 환율절상 및 국민소득 증대가 해외여행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2001년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1,290원에서 2007년 930원으로 절상되었고, 1인당 국민소득도 2001년 1만 달러에서 2007년 2만 달러로 증가하면서 해외관광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둘째, 국내관광의 가격경쟁력이 경쟁국 대비 매우 취약하다. 4인1조 골프비용의 경우, 한국은 평균 86만 원, 제주도는 71만 원이 소요되는 반면에, 중국은 54만 원, 태국과 필리핀은 32만 원 수준으로 제주도의 절반 수준이다. 숙박료도 특 1등급 트윈 룸 기준으로 한국은 평균 29만 원대인데 반해 중국은 19만 원 필리핀은 12만 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한국 여행객들이 중국 등 해외 골프여행으로 지출한 비용만 11억 8천만 달러(2006년 관광수지의 13.9%)에 달한다. 세계경제포럼의 관광경쟁력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실질구매력(92위), 연료가격(114위), 호텔가격 지수(107위) 등 가격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였다.
셋째, 해외여행 또는 경쟁국 대비 상품다양성이 취약하다. 우선 해외관광의 주 고객인 젊은 층이 선호하는 관광과 쇼핑중심의 대체상품이 국내에 부재하다. 해외관광의 주 고객인 20대~40대의 젊은 층은 관광·업무·쇼핑 관광을 선호하지만 국내관광은 친지방문 및 휴양·휴가 중심의 가족동반 관광의 성격이 강해 해외관광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국 대비 자연자원과 관련된 관광 상품도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 경제포럼의 관광경쟁력 평가에서는 한국의 자연자원에 대해 세계 문화유산(39위), 국가보호지역(97위), 보고된 종의 수(67위)를 낮게 평가하였다.
넷째, 상업, 안전, 환경과 관련된 인프라가 취약하다. 세계경제포럼에 의하면 한국은 항공, 육상 등 공공인프라는 우수하지만 호텔방 개수(89위), 주요 렌터카 기업 수(89위) 등 민간 부문의 상업 관광인프라는 취약하다. 정부정책이 육상, 정보통신 등 공공인프라에만 집중한 나머지 민간차원의 상업 인프라 육성이 미흡하였기 때문이다. 환경지속성의 경우에서도 세계 경제포럼은 대기오염(101위)과 멸종위기 동식물(108위)이 낮고, 미립자 물질 농도(54위) 및 환경조약 비준(63위) 등은 중간 정도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치안·안전의 교통사고(110위)도 낮다고 평가하였다.
다섯째, 여행·관광에 대한 범국민적 친근성이 취약하다. 관광 개방성(94위), 관광객에 대한 국민태도(111위) 등 여행·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친근성 부족이 외래여행객 유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섯째, 정부의 국제이벤트 중심의 관광유치정책의 효과가 미흡한 것도 문제이다. 정부는 외래 관광객 유치와 국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월드컵 등 국제이벤트 유치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2002년 이후 부터 국내에서 대규모 국제이벤트가 개최되어도 국민들의 해외관광과 지출액은 감소하기보다 증가하고, 외래 관광객 유치도 전년대비 3% 증가 수준 증가에 머물며, 지출액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관광서비스업에 대한 정책개선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비록 2000년대 들어 정부가 관광산업 육성의지를 천명하고 수출산업으로 인정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관광호텔의 외국인 숙박용역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이나 보유세 부담 등 세제지원의 전국 확대와 퇴폐업으로 분류되어 있는 스파, 마사지 등 수익사업의 호텔 허용 등 정책 개선은 이루어 지지 못했다.
3. 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대책
관광수지 적자의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 증대에 따른 국민들의 해외관광을 요구를 억제하기보다는 국내 관광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내 U턴과 외래 관광객 유치를 증대 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탈피하여 라스베이거스나 홍콩과 같이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종합 테마파크형 관광지를 조성하고 육성해야한다.
첫째, 국내관광산업의 부흥을 위해 국가전략 산업으로서 관광산업의 지정과 육성이 필요하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에 의하면 2010년에 관광산업은 세계 GDP의 10.9%, 세계 총고용자 중 8.6%를 담당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WTO에서도 관광산업을 석유와 자동차와 함께 세계 3대 산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가격, 상품, 인프라, 정책 등 총체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국가 전략산업 지정을 통해 체질개선에 착수해야 한다.
둘째, 국민들의 해외여행 U턴을 위해서 테마파크형·북한·쇼핑 관광을 개발 확대해야한다. 기존의 국내관광 상품은 한국인에게 문화적·상품적 매력이 약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일본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같이 다양한 놀이와 볼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테마파크형 상품이 필요하다. 단 기존의 국내 테마파크 상품들이 규모와 상품의 한계로 인해 당일관광이라는 한계점을 가진 만큼 미국의 디즈니랜드와 같은 대규모 테마파크가 필요하다. 북한관광도 해외관광과 경쟁상품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해외관광 수요를 전환시키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관광은 관광 지출액의 한국경제 재유입과 중국 등 외래 관광객 유치, 코리아 리스크 감소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이외에 해외여행의 주목적이 쇼핑관광이라는 점에서 국내 주요 관광지내 면세점 또는 명품 아웃렛 매장 운영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셋째,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차별적인 관광 상품인 한류·축제·DMZ 관광을 개발·확대해야한다. 우선 한류스타 중심의 영화제, 콘서트 등과 관광을 연계하는 상품개발을 통해 주춤한 한류관광의 재도약을 추진해야 한다. 중국 등 현지 중심의 한류스타 진출이 인지도 확보차원에서 성공했으나, 관광유입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상품으로서 한국고유의 문화축제 상품도 필요하다. 아일랜드의 ‘성 패트릭스 축제’와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브라질의 ‘삼바축제’ 등은 국가관광 상품으로서의 상징성과 경제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한국도 716개의 한국축제 중 대표적인 축제를 개발해 국가 대표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남북군사 경계선인 DMZ 생태관광 추진도 가속화해야 한다. 경쟁국 대비 자연자원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생태계 보고인 DMZ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인프라 강화를 위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환경 개선에 주력해야한다. 우선, 호텔방 개수 등 관광시설의 인프라 확대를 위해 민간 기업들의 수익사업을 지원하는 규제 완화가 요구된다. 또한 가격경쟁력에서는 세제지원 지속과 더불어 관광지의 면세지역 추진도 필요하다. 사회기반 인프라에서도 대기오염 및 교통사고에 대한 외래 관광객들의 불안감 감소를 위한 대대적인 환경개선 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다섯째, 對국민 캠페인 전개로 관광산업 및 외국인에 대한 개방성 및 친근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일본, 인도 등 한국의 경쟁국들은 관광육성과 국민적 인식전환을 위해 국가적 캠페인 전개를 통해 관광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이 사치성 산업으로 인식되어온 한국의 입장에서는 외래 관광객 및 관광산업 전반에 대한 친근감 형성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