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A설 유포에 따른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는 사실상 개연성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금감원 박찬수 조사1국장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조사 요청이 들어왔다고 바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아니다. 의혹을 받쳐줄만한 증빙자료 없이 의뢰서 1장만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 착수에 대한 느긋한 입장을 내비쳤다.
박 국장은 다만 "칼 아이칸측에서 삼성전자의 스펠링도 모른다고 공식 밝힌 상황이지만 일단 의혹이 제기됐으니 과연 주가 급등락이 이 루머 때문인지, 시장이 어느정도 움직였는지 등에 대해 살펴본 뒤 조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선물거래소도 비슷한 입장이다.
김재준 시장감시부장은 "최근 그쪽(최병화 증권투자상담사회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주가조작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달라는 전화는 받았지만 워런트로 200배 수익이 났다는 등의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이같은 주장이 그로부터 간혹 있었지만 그때마다 스크린 결과 크게 문제될 만한 사례는 없었다"고 개연성에 대해 부정적인 스탠스를 보였다.
김 부장은 다만 "일단 의혹이 제기됐으니 체크해볼 계획"이라며 "확인 과정이 다소 여러군데 걸쳐있어 다음주 중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입장도 외국계에 의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개연성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증권사 선물옵션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추정이지만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워런트가 5억원도 안되고 특히 외국인은 워런트 거래를 거의 안하고 있다"며 "당시 삼성전자 주가 및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감을 감안할 때 주가조작에 대한 개연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증권투자상담사회는 "누군가가 칼 아이칸이 삼성전자 주식을 적대적 M&A할 것이란 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작했을 것이란 의혹이 있다"며 19일 감독당국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 조사의뢰서에 따르면 첫 기사(조선일보 7월13일자)가 나온 13일 삼성전자 주가는 무려 4만1000원(6.75%)나 올라 코스피지수를 53퐁인트 폭등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일 이후 3일간 삼성증권 창구서 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이 무려 27만주이며 선물시세 조작을 위해 18일 종가(동시호가)에 삼성전자 주식을 2만8000주를 매도, 무려 6000원을 빠뜨린 CS증권에 대해서도 조사를 요청한 것이다.
최병화 증권투자상담사회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제 이메일을 통해 금감원위원장에게 조사를 의뢰했다"며 "거래소 시장감시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 워런트로 200배 대박을 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CS증권은 삼성전자 등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들에 대한 매도를 통한 선물시세 조작을 상습적으로 해왔다"고 강조하며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