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시장은 꽤 랠리를 펼쳤지만 은행 상품계정과 증권사 상품계정 등 딜링기관은 허전하다.이성태 한은총재가 국회업무보고를 하기 직전인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97%,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17%, 10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46%였다.그런데 어제는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4.82%,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99%, 10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5.26%로 마감됐다.7영업일만에 15-20bp정도 채권금리가 급락한 것이다.올해들어 박스권 움직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권시장으로서는 좀처럼 맛보지 못했던 랠리를 맛본 셈이다.◆ 채권시장 랠리했지만 재미본 딜링기관은 별로 없어.. 재미본 곳은 전략이 다르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랠리에서 재미를 본 딜링기관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딜링기관들은 본전을 한 정도고 매도포지션을 가져간 일부는 손해를 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전를 하는 데 그친 곳은 5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면서 국채선물 매도나 스왑페이 등을 통해 매도헤지를 해놨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는 레인지 플레이를 잘해 쏠쏠하게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외국계은행인 H은행의 경우 혼자서 4월에만 2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이 은행은 1년 목표수익 100억원의 절반을 넉달만에 이미 채웠다. 이 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금리가 크게 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레인지플레이를 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박스권 하단으로 보고 리스크관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국내은행인 I은행은 상품계정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 은행 역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5%수준에서는 매수를 4.8%초반에서는 매도하는 박스권 플레이를 했다. 이 은행관계자는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 5.0% 근처에서 듀레이션을 늘리고 4.8%대 초반에서 차익실현을 했다”면서 “그런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5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동결 베팅으로 너무 기운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5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6월에는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기 때문에 3년물 4.7%대는 리스크관리를 해야하는 영역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본전을 하는 데 그쳤다는 한 은행 관계자는 “5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숏포지션을 구축했었는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지난주 중반께 숏포지션을 모두 정리했다”면서 “그래도 빨리 숏커버를 해 손실을 면할 수 있었지, 숏포지션을 들고 있었으면 죽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 금통위가 콜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에서 동결하는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것 같다”면서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하면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4.70%수준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요즘 딜링기관의 채권딜러들과 대화를 해 보면, 일부 배부른 곳은 여유가 있는 반면에 대다수의 배고픈 곳은 쫓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후자의 경우 좁은 박스권 장인데다가 리스크관리에만 치중하다 보니 먹은 게 없고 채워야할 연간 목표는 저만치 있는데 넉달이 지나도록 해놓은 게 없기 때문이다. ◆ 배고픈 딜링기관에 의해 금리 하락변동성 열려.. 레벨다운은 금통위 확인 필요할 듯5월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할지, 인상할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동결할 경우 배고픈 딜링기관에 의해 금리가 좀더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금통위가 5월에 콜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6월에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3년물 4.7%대가 그리 편한 레벨은 아닌 것 같다. 자칫 통화당국자의 코멘트에 의해 쉽게 반등할 수도 있는 레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딜링기관에 의해 내려간 금리는 돌발악재를 만났을 때 용수철처럼 반발력이 세다. 배고픈 딜링기관들은 금리의 하락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지만 금리레벨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낮출 수 있을지는 금통위의 확인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제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소폭 반락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비 0.02%포인트 하락한 5.11%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단기금리인상 우려를 약간 완화시킨 가운데 전일 대규모 매도로 금리가 급등한데 따른 저가매수세가 일부 유입됐다. 오늘 채권금리는 딜링기관들의 매수-전매 관점과 3년물 4.7%대에서의 리스크관리 관점이 부딪치면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장초반에는 미국 국채수익률 반락과 달러약세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예고된 장중 변수는 없다. 내일이 지준마감일이라 다음주 월요일자로 선네고 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흘간 연휴로 인한 캐리효과는 없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78-4.86%, 국채선물 6월물은 108.40-108.7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민병복 기자 bbmin9407@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