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3주 최저수준까지 내려섰던 환율이 소폭 상승했다. 지난 월요일 이후 종가기준으로 하락과 상승의 엇갈린 갈지자 행보가 지속됐다. 밤새 108엔대로 급등한 달러/엔 환율이 1,190원대 상승 출발을 유도했으나 장중 매물 부담, 달러/엔 반락 등이 오름폭을 줄이게끔 만들었다. 시장의 달러과매도(숏)포지션이 깊지 않았으며 장중 달러 매수가 많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08.20엔을 중심으로 횡보, 급등에 따른 휴식을 가졌다. 엔/원 환율은 엔화 약세의 진전으로 100엔당 1,100원 밑으로 내려섰다. 수급상으로는 매물 부담이 주어졌다. 3~4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된 역외선물환(NDF)만기정산분 일부가 매물화됐고 업체 네고물량, 역외매도 등이 있었다. 1,190원대에서는 일단 팔고보자는 고점 매도세가 득세했다. 일부 저가매수 등이 있었으나 수급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외환당국은 이날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 상승폭 축소가 확대되는 것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전반적인 구도는 위는 매물이, 아래는 당국이 막아서는 형태로 나타났다. 엄장석 국민은행 딜러는 “달러/엔이 상승한만큼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시장에 달러매도(숏)포지션이 깊지 않았던 것 같다”며 “역외세력의 매도가 많았고 NDF만기정산분, 업체 네고물량,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이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일은 NDF만기정산분 부담이 적지만 올라가면 매도가 많아서 많이 움직이긴 힘들 것”이라며 “당분간 1,192원 이상 오르긴 힘들 것 같고 완만하게 빠지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틀만에 1.80원 상승, 급등 뒤 조정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높은 1,187.80원에 마감했다. 이번주 들어 나흘 동안 1,186~1,187원에서만 종가가 체결됐다. 이날 장중 고점은 1,192.00원, 저점은 1,186.9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10원을 기록했다. 12일 기준 환율은 1,188.90원으로 고시된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5,2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는 15억1,800만달러가 거래돼 총 36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날 여드레만에 30억달러를 밑돌았으나 다시 거래량이 많아졌다. 전날보다 5.00원 급등한 1,191.00원에 출발한 환율은 곧 이날 고점인 1,192.00원으로 오른 뒤 고점 매도로 9시 41분경 1,190.30원까지 밀렸다. 개장초 체결됐던 1,195.00원은 거래 실수로 취소됐다. 한동안 1,190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달러/엔 반락과 매물 증가로 1,189원선으로 떨어진 뒤 11시 33분경 1,188.90원까지 밀렸다. 이후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189원선에서 움직이다가 1,189.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189.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반락, 1시 50분경 1,187.70원까지 밀린 뒤 한동안 1,187원선에서 횡보했다.당국 개입과 달러/엔 반락 등이 맞물리며 1,187~1,188원을 오가던 환율은 매수세 강화로 3시 51분경 1,189.50원까지 재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물 공급이 재차 이뤄지면서 환율은 4시 10분경 이날 저점인 1,186.90원까지 반락한 뒤 1,187원선에서 거닐었다. ◆ 일 외환당국의 ‘힘’, “달러/엔 108엔대, 엔/원 1,100원 하회” 전날 107엔대에 머물던 달러/엔 환율이 108엔대로 레벨을 높였다. 전날 런던장에서 1조엔 가량의 고강도 개입에 나선 일본 외환당국의 힘이 발휘됐다. 이날 도쿄에서도 구두개입과 엔화매도 개입이 병행된 것으로 추정됐으나 달러/엔의 추가 상승은 여의치 않았으며 보합권 중심으로 횡보했다. 후쿠다 야스오 일 관방장관은 “엔화 강세가 급격하게 나타날 때 당국이 행동에 나서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일 정부는 시장 개입에 필요한 재원 증액을 위해 채권발행액 확대 법안을 마련, 의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뉴욕장에서 108.22엔에 마감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일 당국의 개입으로 한때 108.46엔까지 상승했으나 1만엔선을 회복한 닛케이지수의 상승 등으로 108.11엔까지 되밀리기도 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9분 현재 108.23엔을 기록 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 약세가 진전된 만큼 원화가 따르지 않아 100엔당 1,100원 밑으로 떨어져 이번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엔/원은 같은 시각 1,096~1,097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 외인 이틀째 주식순매수, 외환정책 패러다임 전환 추진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073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72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틀째 1,000억원의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환율 상승의 제한요인으로 작용했다. 주가는 강세를 유지하다가 장 막판 하락 반전, 전날보다 3.51포인트(0.44%) 내린 791.13에 마감했다. 한편 이날 동북아 경제중심추진위원회에서는 외환위기 직후 설정된 ‘외자 유출억제-유입촉진’ 정책기조를 완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외환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키로 결의했다. 정부의 달러유입 정책이 ‘중립’으로 선회, 달러공급이 약해질 경우 내년도 원화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아울러 위원회는 외환시장 안정과 무관한 외환관련 허가 신고 등의 규제를 제거하고 증권사의 현물환 및 외환파생상품 거래시 장애요인을 제거, 은행간 외환시장에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이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