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반 이틀동안 20원 가량 급등한 환율의 향후 추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강한 한편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는 등 전반적인 환율 움직임은 격랑에 노출돼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1,200원대 추가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앞선 급등을 주도했던 역외세력의 손절매수가 일단락됐다는 확신은 아직 부족한 상태. 다시 환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LG카드 유동성 위기에 따른 채권은행단의 자금 지원방안이 일요일 밤 극적으로 타협을 봤지만 우려감을 말끔히 씻기에는 부족해 금융시장 불안은 아직 현재진형행이다. 다만 지난주 환율 급등이 특정 재료나 기본 수급기조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시장 분위기나 심리에 의해 좌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1,200원을 목전에 둔 레벨을 다소 부담스럽다. 추세적인 상승 모드로의 변환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 또 월말 네고장세로 접어들고 있는데다 테러 위협으로 인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 달러화의 움직임도 환율 상승의 제한 요인이다. ◆ 저항선 돌파의 탄력, “시장 불안 여전”지난 10월 중순이후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환율 급등을 이끈 주체는 역외세력이다. 이들은 미 달러 약세 기조와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에 기댄 숏포지션이 꽤 깊은 상태였으나 국내 외환당국의 강력한 하락 저지 노력과 원화 악재 요인 부각 등으로 과격한 포지션 처분을 반복적으로 행하고 있다. 위로 저항을 받던 차트상의 지점들을 손쉽게 뚫고 올라선 상태인 데다 불안심리가 완연, 환율은 1,200원을 향한 움직임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래쪽으로는 잘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역내외의 숏포지션이 꽤 깊다는 점을 방증하는 요인. 시장내 불안감은 아직 말끔하게 가시지 않은 상태다. 연이은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느끼고 5개월만에 접한 레벨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저항선을 차례로 뚫고 올랐다는 점에서 한쪽으로 몰릴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안희준 스탠다드차타드 딜러는 “긴 저항선을 뚫고 올라왔기 때문에 이제는 1,180원대로 내려서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1,190원대가 계속 지켜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며 단기적으로 1,215원까지 올라서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주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역외의 움직임이 다소 느슨해질 가능성도 있다. 목요일 추수 감사절을 앞두고 주요 경제지표들은 화, 수요일에 집중돼 있으며 이들의 움직임이 관망세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되는 측면도 있다. ◆ 추세판단은 ‘유보’, “1,190원대 중요”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시장 추세의 전환은 아직 미지수라고 읽고 있다. 환율 급등이 반복되면서 분명 레벨이 높아지고 있으나 상승 추세 전환이라고 일컫기엔 부족한 요인들이 있다는 것. 현재 주어진 재료만으로는 추세 판단이 아직 어려우며 좀 더 시장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시각은 1,190원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 레벨에서 확실하게 안착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설 경우와 그렇지 못하고 반락할 때의 시장 흐름은 판이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하종수 외환은행 딜러는 “시장 시각이 양분돼 있으나 거래 초점은 저점매수로 돌아섰다”며 “1,190원이 중요한 포인트로 밑으로 밀리면 1,170~1,190원의 박스권으로 복귀하는 것이나 이 선이 지켜지면 더 올라가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윤종원 ABN암로 딜러는 “물량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1,190원대에서 얼마동안 거니느냐가 관건”이라며 “위로 1,202원을 확실히 뚫어야 더 위로 갈 수 있는 상황이며 그렇지 않으면 매물벽에 막혀 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이벤트리스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더 오르기 위해서는 지난주와는 다른 이슈가 있어야하며 워낙 급하게 올라 조정국면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차트가 계속 뚫리면서 불안심리가 싹튼 것은 사실이나 수급상으로 아직 환율의 추세가 전환됐다는 시그널을 포착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시장 제반여건과 국내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 의지 등으로 앞서 일방향이다시피했던 달러과매도(숏)포지션이 처분돼 일시적인 수급상황이 꼬인 측면이 크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수급여건은 1,200원을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추세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세가 아니기 때문에 매물 공급이 쏟아질 경우, 아래로 급락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위태로운 급등락 장세가 계속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엄장석 국민은행 딜러는 “미 달러화가 오를 이유가 없고 테러 위협을 감안하면 빠질 위험이 크다”며 “월말에 근접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서 올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내외에서 달러과매수(롱)으로 돌아선 곳도 많기 때문에 이를 처분할 경우 급락할 수도 있다” “위에서는 달러과매도(숏)로 이월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급등이 거듭될 경우의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이 경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복세를 나타내던 국내 경제 상황이 다시 고꾸라진다면 이를 수습하기 힘들 수도 있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내포한 것이다. 정인우 도쿄미쯔비시 딜러는 “급락보다 급등이 더 위험하다”며 “원화 강세의 경우 경제 펀더멘털이 좋다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나 반대의 경우는 펀더멘털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등이 다시 재개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무언가 (한국경제가) 이상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생겨 투자분의 헤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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