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환율 수준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환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1,200원 근방으로 상승할 것이란 견해가 엇갈리고 있는 것. 전반적으로 현 상황에서 환율에 대한 시계(視界)가 뚜렷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말까지 현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견해가 약간 우세하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남은 기간 추세 전환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 하락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는 외환당국의 강경한 입장도 시장 심리를 바꿀 수 있는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말 결산을 앞둔 업체들의 계산기도 점차 바빠지고 있다. 한해 결산과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준비로 바빠지는 시기지만 시장은 좀 더 고민의 과정에 빠질 여지가 있다. ◆ 연말 환율 평균 1,166.25원뉴스핌이 연말 환율을 놓고 은행권 외환딜러와 이코노미스트 18명을 대상으로 연말 환율은 조사한 결과, 단순 평균으로 1,166.25원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9월 환율 동향을 살펴봐야 연말 환율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 대답을 유보하기도 했다. ([외환표] 연말환율 전망치) 조사내역을 살펴보면 5명의 전문가들이 1,150원 수준에 환율이 수렴할 것으로 지목, 가장 다수였다. 이를 기준으로 아래쪽으로 1,120~1,135원까지 하락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견해가 2명이었다. 반면 위쪽으로 1,190~1,200원을 수준을 지목한 전문가들이 4명이었으며 현 수준과 가장 가까운 1,18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5원 범위는 3명으로 나타났다. 2명은 1,160~1,165원을 예상했으며 나머지 2명은 유보했다. ◆ 당국 개입지속 여부 주목추세의 지속과 반전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에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준은 외환당국의 개입 지속여부와 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동락 제일은행 딜러는 “9월 환율 동향이 중요하다”며 “일단 추세는 아래쪽이나 당국에서 이를 얼마나 인내할지 여부가 판가름나면 연말 환율 수준이 대강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현 수준보다 연말 환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하락 추세가 지속될 상황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아울러 경기회복 시그널 등 펀더멘털의 개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여부를 놓고 계속 공방이 벌어질 경우에도 이같은 환율 하락 기운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승현 현투증권 연구원은 “4분기 소비회복의 시그널이 들어오고 경기회복 기운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당국의 개입 강도가 약해지고 엔 강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150원 밑으로 연말 환율이 결정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수준과 별반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석태 시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에도 현재 움직임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며 “아래쪽으로도 무너지지 않고 위로도 오를 요인이 많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경기회복이 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 김장욱 조흥은행 딜러는 “연말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외환시장을 다소간 관리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가을 정도에 1,150원 하향 시도를 이은 뒤 연말로 가면 약간씩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 달러매수가 늘어나거나 펀더멘털의 개선이 크게 나아질 조짐이 없어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견해도 상존한다. 김성순 기업은행 딜러는 “경기가 그리 좋지 않고 외국인 주식순매수도 연말경에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결제수요 등도 감안하면 연말 환율은 현재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호 HSBC딜러는 “현재 당국에서 1,170원을 계속 막고 있고 연말까지 환율 하락은 강경하게 막아설 여지가 있다”며 “계절적 요인 등과 맞물려 1,200원 수준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전반적으로 놓고 봤을 때 현 하락 추세의 급격한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흐름이다. 반면 국내 경기 회복 시점과 수급 상황의 계절적인 변동에 따라 환율은 상승에도 눈길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글로벌 달러화 흐름에 따른 당국의 개입 여부나 강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