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미국 증시 주요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추수감사절 연휴와 검은 금요일이 겹친 이날, 주식투자자들은 유럽시장에서부터 시작된 달러화 급락 소식에 다소 충격을 받았다.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한 것도 연말 쇼핑시즌을 주목하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60포인트 정도 하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여 수요일 종가대비 46.78포인트, 0.38% 내린 1만2,280.17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주택개량용품을 판매하는 홈디포(Home Depot)가 약세를 기록하면서 소매업종의 약세로 이어졌다. 존슨앤존슨(J&J)과 시티그룹(Citigroup)또한 다우지수 하락에 기여했다.

S&P500지수가 5.14포인트 0.37% 내린 1,400.95로 마감해 1,400선에 턱걸이했고, 나스닥지수는 5.72포인트, 0.23% 하락한 2,460.26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이 오후 1시에 종료되었을 뿐 아니라 휴일이라 시장참가자들이 많지 않아 거래는 한산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거래가 빈약할 때에는 시장의 방향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쇼핑시즌 동향에 민감해진 시장은 일부 부정적인 재료에 따라 다음 주 초반까지 추가약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일시조정을 마친 시장은 다시 연말랠리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다.

올해 연말 쇼핑시즌의 빅아이템은 역시 소비가전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고화질 평판TV제품의 광고와 가격할인 그리고 매출경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주목된다.

주말 시장에 충격을 준 달러화의 약세는 특별히 새로운 재료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수정한 가운데 일부 마이너 거시지표가 약세를 이어간 반면, 유로존 재계신뢰지수가 예상외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양 지역간 금리전망이 크게 동요한 것이 달러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또한 얇아진 거래와 기술적요인까지 투기세력들의 달러매도에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전망의 변화에 따라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청산되고 있다는 우려 또한 시장에 동요를 불러온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달러약세가 수입제품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는 상품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0.30달러 오른 639.30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장외거래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1월물 가격은 66센트 오른 59.90달러를 나타냈다.

나이지리아의 무장단체 공격 때문에 이탈리아 국영석유업체 에니(Eni SpA)가 일일 60만배럴의 원유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유가상승 재료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