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오재성은 20일 우리카드와 재계약하고 비시즌 훈련을 소화했다.
- 지난 시즌 초반 부침 뒤 팀은 PO에 올랐지만 챔프전 문턱서 멈췄다.
- 오재성은 우승 반지를 위해 베테랑 책임감을 다하겠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인천=뉴스핌] 남정훈 기자 ="죽을 각오하고 들어오라고 하셨는데, 딱 죽지 않을 정도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34살로 30대 중반에 접어든 베테랑에게도 예외는 없다. 우리카드 리베로 오재성이 박철우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아직 손에 넣지 못한 '우승 반지'를 향해 다시 한번 몸을 던지고 있다.

오재성은 오랫동안 V리그 정상급 리베로로 활약해왔다. 2014년 한국전력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고, 이후 2022년에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후방을 책임졌다. 화려한 득점으로 주목받을 수 없는 리베로지만 안정적인 리시브와 몸을 아끼지 않는 디그, 코트에서 끊임없이 동료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앞세워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베테랑 오재성에게도 쉽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시즌 초반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결국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변화까지 겪었다. 오재성 개인에게도 시련의 시간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출전 기회가 줄어들며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오재성은 "초반에는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적도 많았다. 나도 많이 힘들었고 팀 성적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
반전은 시즌 중후반 찾아왔다. 박철우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우리카드는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박 감독 부임 이후 18경기에서 14승 4패를 거두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오재성 역시 시즌 중후반 경기력을 되찾으면서 다시 코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재성은 "중후반부터 나도 경기력이 조금씩 살아났고 팀도 같이 살아났다"라며 "경기를 할 때는 정말 재미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마지막 결과는 더욱 쓰라렸다.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과 두 차례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오재성은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분하기도 하고 너무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오재성은 결국 우리카드와 다시 동행하기로 했다.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 우선순위는 처음부터 잔류였다. 오재성은 "우리카드에서 좋은 대우를 해줬고 나 역시 마음속 첫 번째로 잔류를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좋은 대우를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여기에서 계속 운동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팀에서 오재성의 역할은 단순히 리시브를 잘하는 리베로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덧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베테랑이 됐다. 수비와 리시브에서는 자신이 오랫동안 쌓은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전한다. 하지만 기술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코트에서의 자세다.

오재성은 "프로에 있는 선수들은 어느 정도 실력을 다 갖추고 있다"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수비나 리시브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코트 안에서 정신을 못 차리는 선수가 있으면 다가가서 혼내기도 한다. 정신을 깨워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리베로 김영준과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우리카드는 상황에 따라 오재성이 리시브, 김영준이 디그에 보다 집중하는 투 리베로 체제를 활용한다. 자신의 출전 여부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김영준이 코트에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주문한다.
오재성은 "(김)영준이는 디그를 많이 하는데 어떤 경기에서는 공을 세 번 만지거나 아예 만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럴 때 경기 중에도 '네가 가서 그냥 뺏어버려라. 네가 사인하고 가서 건드려라'라고 이야기한다"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V리그에서 살아남은 오재성이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꼽은 것은 의외로 기술이 아니었다. '자신감'이었다. 그는 "되든 안 되든 일단 자신감 하나로 한다. 코트에 있는 순간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배구인데 자신감을 잃는 순간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자신감만 믿고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오재성은 지금도 자신의 훈련 영상을 찾아보고 공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베테랑이 됐다고 발전을 멈춘 것이 아니라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 더 세밀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세월에 따라 달라진 것도 있다. 바로 회복이다. 오재성은 "20대 때는 힘들어도 낮잠 한번 자고 나면 괜찮았다"라며 "그런데 30대 중반이 되니까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라고 웃었다.
그래서 이제는 잘 먹고 잘 자는 기본적인 관리부터 더욱 철저하게 챙긴다. 오랫동안 자신을 따라다닌 허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오재성은 "허리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다시 안 좋아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며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치료도 받고 재활도 하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베테랑에게도 이번 비시즌은 만만치 않다. 정식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준비하는 박철우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강훈련을 예고했다. 오재성이 전한 표현은 더 강렬했다.

오재성은 "감독님께서 '죽을 각오하고 들어와라'고 하셨다. 그런데 정말 딱 죽지 않을 정도로 훈련하고 있다. 얼마나 힘들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다만 무작정 선수들을 몰아붙이는 방식은 아니다. 쉴 때는 확실하게 쉬게 하되 훈련하는 순간만큼은 100%를 요구하는 것이 박 감독의 원칙이다. 오재성은 "감독님께서 휴식은 충분히 해주신다. 대신 어정쩡하게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신다"라며 "체력 운동이든 배구 훈련이든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할 때만큼은 100%로 하고, 쉴 때는 푹 쉬라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중후반의 몸으로 강도 높은 비시즌을 버티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챔피언결정전을 눈앞에 두고 멈췄다. 오재성 역시 프로에서 수많은 경기를 치르고 여러 경험을 쌓았지만 아직 가져보지 못한 것이 있다. 그는 "우승 반지 하나 한번 껴보고 싶다. 다음 시즌은 무조건 우승이다"라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에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를 묻자 오재성은 뛰어난 리베로라는 수식어보다 다른 말을 꺼냈다. 그는 "실력이 뛰어났는지는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것보다 정말 재미있게 배구했던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코트에서 즐기면서 할 줄 아는 선수. 그거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초반 출전 기회를 잃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코트로 돌아와 팀과 함께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갔다. FA를 통해 우리카드에 남았고, 이제는 후배를 깨우는 베테랑이 돼 다시 한번 혹독한 비시즌을 견디고 있다.
여전히 배구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고, 코트에서는 누구보다 즐겁게 뛰고 싶다. 하지만 아직 웃으며 끝내지 못한 마지막 숙제가 남았다. 오재성이 '딱 죽지 않을 정도'의 훈련을 버티는 이유는 아직 한 번도 손가락에 끼워보지 못한 우승 반지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