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장욱희 박사는 중장년에게 퇴직 이전부터 다음 역할을 준비하라고 제안했다.
- 중장년이 오래 일하려면 경험을 AI·디지털 기술과 연결하고 직업보다 역할·이동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년은 끝이 아니라 경험을 새로운 곳에 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중장년 구직자를 만나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60세가 넘어서도 재취업이 가능합니까?" 그럴 때마다 필자는 오히려 질문을 던진다. "혹시 주변에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출근하는 분이 계신가요?"
신기하게도 대부분은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어렵지 않게 떠올린다. 누군가는 퇴직 이후 중소기업의 기술고문으로 일하고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스마트공장 컨설턴트가 되어 전국 사업장을 다니고 있다. 안전관리자로 새로운 경력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산림복지 전문가나 숲해설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운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특별한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일까?
오히려 다른 공통점들이 있다. 그들은 퇴직을 준비한 사람이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다음 역할'을 미리 고민하고 준비한 사람들이었다.

얼마 전 만난 60세의 A 씨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생산기술 업무를 30년 넘게 담당했다. 퇴직을 앞두고 처음에는 막막했다고 한다. "이 나이에 누가 저를 다시 채용하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방향을 바꾸었다. 퇴직 2년 전부터 스마트공장과 디지털 제조 교육을 꾸준히 들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스마트공장 전문가 과정에도 참여했다. 퇴직 후에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여러 곳을 대상으로 생산 공정 개선과 품질관리 자문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생산 데이터 분석 시스템까지 배우고 있다.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는 한 회사를 위해 일했습니다. 지금은 저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회사를 찾아갑니다." 그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Working Better with Age」(2019) 보고서를 통해 회원국들의 고령자 고용정책을 비교 및 분석하며 오래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단순히 정년을 연장한다고 해서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직무 이동성(job mobility), 평생에 걸친 역량 개발(lifelong learning)이라고 강조한다. 즉, 퇴직 이후 새로운 역할로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오래 일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읽다 보니 중장년의 얼굴들이 떠올랐다. 공동안전관리자가 된 IT 전문가, 산림치유지도사가 된 퇴직 공무원, 스마트공장 컨설턴트가 된 대기업 출신의 생산 관리자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 경력을 버린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풍부한 경험을 노동시장에서 새로운 역할로 연결한 사람들이다.
OECD는 2024년 영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국가보고서(Working Better with Age: United Kingdom)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한 기간보다 새로운 역할과 직무로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career mobility)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산업, 다른 직무,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는 중장년이 점차 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및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중소 제조기업들은 최신 설비를 도입해도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작업자들과 소통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필요한 것은 현장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수십 년 동안 제조업 생산라인을 경험한 중장년은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고 작업자를 설득하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중장년은 그 데이터를 현장에서 실행하는 사람인 셈이다.
그간 중장년 재취업 상담을 하면서 또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계속 일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자격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다. 대신 자신의 경험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한다. 예를 들면 안전관리자는 AI를 활용한 위험성평가를 배우고, 소상공인은 생성형 AI로 마케팅을 배우며, 생산관리자는 스마트공장을 배우고, 교육 강사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익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중장년이 '다음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직업보다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회사에 들어갈 것인가?"보다는 "내 경험이 어디에서 가장 필요한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과거의 경험을 디지털 기술과 연결해야 한다. 경험을 AI와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경쟁력 차이는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다.
셋째, 배움을 퇴직 이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OECD도 역량 개발은 퇴직 직전이 아니라 생애 경력 전반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퇴직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퇴직 이후를 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다. 결국 퇴직 후에도 계속 출근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정년을 그냥 기다리지는 않았다. 조금 더 일찍 자신의 다음 역할을 준비했고,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연결했다.
어쩌면 지금 중장년에게 가장 필요한 질문은 "앞으로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 경험은 앞으로 어디에서 가장 가치 있게 쓰일 수 있을까?"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하는 순간, 중장년에게 정년은 경력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