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립현대미술관은 3월 20일 데이미언 허스트전을 열어 96일간 54만명을 모으며 28일 막을 내렸다.
- 관람객의 62%가 2030, 10대가 12%를 차지했고 굿즈 판매와 회원가입도 크게 늘어 국현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 한편 막대한 예산과 작가 신작 과다 반영 등 상업성 논란 속에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더 시의성 높은 국내외 작가 전시와 전략적 발탁이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일평균 5645명,누적 54만1889명 관람
2030관람객 62%에 달해, SNS노출 725만건
온ㆍ오프라인 넘나들며 다양한 기록 조성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미술비평가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작가인 건 분명하지만 철 지난 전시를 왜 국립현대미술관이 앞장 서서 하느냐", '늦어도 한참 늦었다'란 비판이 거셌다. 하지만 2030 젊은 미술팬들과 미술애호가들의 호응은 역대급으로 뜨거웠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96일간 54만명이 관람하며 대기록을 달성한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b.1965) 작품전 이야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의 해외작가 기획전인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가 지난 3월 20일 개막이래 96일간 누적 관람객수 54만명을 돌파하며 6월 28일 막을 내렸다. 일단 국현으로서는 역대급 성황이자, 기록이다.
이번 전시는 글로벌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손꼽히며 일군의 영국현대미술가(YBA)들에게 세계의 시선이 꽂히게 만든 데이미언 허스트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그의 중요한 작품들이 일찌기 다양한 전시들을 통해 속속들이 소개됐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이 '악동작가'(전복과 실험도 누구보다 가열차게 했지만, 변칙과 꼼수도 적잖이 시도했다)의 명성만 운위됐을 뿐이다. 따라서 문제적 작가의 작품을 (늦긴 했으나) 직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 때문에 전시 개막 이전부터 국내외에서 큰 관심이 모아졌다.
이번 전시에는 현대미술의 규범과 흐름을 일거에 뒤엎은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표작 '상어'를 비롯해 약 40년에 걸친 작업세계 전반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였다. 그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기록들이 갱신됐다. 우선 일평균 방문객수가 5645명으로 역대급이었다. 누적 관람객수 또한 54만여 명이 관람하며 지난 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대기록을 세웠던 '론 뮤익'전을 뛰어넘었다.

▲새로움 찾아 미술관에 몰려든 2030 관람객, 전체의 62%에 달해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2030 관람객수가 전체의 62%를 차지하며 젊은 관람객층의 전폭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10대 관람객도 12%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같은 비중은 평균적으로 6% 안팎을 차지했던 10대 관람층이 두배 이상 확대된 결과다. 10대 관람객들은 그동안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현대미술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서울 도심에서 관람한 것이어서 교육적 효과도 있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관람객수도 6.5%를 기록하며 한국을 찾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에게도 이 전시는 열띤 호응을 받았다. 국적별로는 유럽(25%), 중국(24.7%), 미국(16.9%) 순이었다. 또한 전시 개막(3월 20일)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신규회원 가입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허스트 전시 개막 이전 대비 3.3배 이상 급증했다.
전시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으로 달궈졌던 SNS에서도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전을 둘러싸고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SNS 채널(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X(구 트위터))에 업로드된 '데이미언 허스트' 관련 게시물의 총노출수는 725만2091건에 달했다.

아울러 상어 에코백, 스핀페인팅 그립톡 등 전시 연계 굿즈 판매에 있어서도 지난 해 화제를 모았던 론 뮤익 전시 대비 구매객수 61% 증가(5만3806명)및 구매액 약 3배 증가 기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뮤지엄계는 굿즈 기획및 제작 판매에 있어서도 큰 성장을 보이고 있음이 확인됐다.
▲SNS를 달군 관람평 "미술시간에 배운 독특한 작품, 직관해 좋았다"
SNS에서는 "유명한 만큼 논란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내가 봐도 우리 삶을 얘기하는 것 같아서 좋았던 전시",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하게 하는 동시대 미술의 표본", "최근 본 전시 중 가장 강렬" 등 다양한 관람후기가 쏟아졌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미술시간에 배운 작품을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소멸의 허무함을 동시에 작품을 통해 다루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보는 기회였다", "한 평생 삶과 죽음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 나도 강하게 끌렸다" 등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논쟁적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전시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기간 중 문화소외계층 누구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작가가 직접 참여해 관객들과 작업세계에 대한 교감을 갖는 특별 좌담 프로그램 '데이미언 허스트와의 대화'를 마련해 국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시간도 마련했다. 국내외 언론사의 미술 담당 기자들과는 질의응답을 일절 하지 않은채 사진포즈만 열심히 취했던 이 작가는 영리하게도 전시 막바지에 다시 내한해 관람객과의 토크에 참여한 것. 이 프로그램은 사전예약 시작 1초 만에 전석 매진되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작가와 작업에 대한 일반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엿보게 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데이미언 허스트와 오랜 기간 긴밀한 논의를 거쳐 준비한 이번 전시가 전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작가와 그의 예술세계를 알린 것은 물론 현대미술의 다양한 관점과 담론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앞으로도 현대미술 국내외 거장들의 전시를 지속 개최해 국민들이 다양한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예상을 뛰어넘는 성황과 열기, 그렇다면 숙제는?
전국민적 성원, 특히 젊은 층의 열띤 홍응에 힘입어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전은 96일간 54만 여명이 관람하며 막을 내렸다. 2030 관람객이 전체의 62%를 차지했고, 10대 관람객도 12%에 이른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전의 성과의 요인은 여러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단 큰 부담없는 관람료(성인기준 통합권 5000원)가 한몫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 관람료는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이라든가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부담없는 전시관람료 때문에 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든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한 명의 인기작가의 전시를 위해 30억~40억원 이상의 비용을 쏟아붓는 게 온당하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게다가 이번 전시에서 데이미언 허스트의 요구를 (일부이긴 하나) 일방적으로 들어주며 미술관측이 끌려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됐다. 작가는 자신의 영국 작업실을 재현한 마지막 전시실에 마티스의 작품을 오마주한 최근의 요란한 페인팅 신작들(자신의 소속화랑을 통해 전시 후 판매가 가능하도록 프레임까지 해온 작품도 포함됐다)을 당초 미술관 기획팀과 협의한 것보다 과도할 정도로 많이 추가 공수해와 내걸었다.
이 때문에 철저히 비상업적이어야 할 국공립미술관에서의 전시를 은근슬쩍 상업적인 채널로 활용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스튜디오를 보다 입체적으로 잘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다른 전시실의 출품작과 비교해 형평성이 떨어지고, 작품수준도 미흡해 노련한 작가에게 우리 미술관이 끌려다닌 듯한 느낌이 컸다.

이와함께 전시기간 중 신규 미술관 회원가입이 3배 증가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소식이다. 뮤지엄의 멤버십을 획득해 보다 적극적으로 미술관 문화를 즐기고 일상에서 미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관람객이 는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현상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에 본관이 있을 때만 해도 관람객수가 적어 해마다 문제가 되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일반 국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증대와 생활 속에서 미술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부응해 국립현대미술관도 혁신적 총체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즉 보다 업그레이드되고 장기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전시기획및 짜임새있는 미술관 운영이 이뤄져야 할 때다.
이 시점에서 유명 해외작가의 화제성 블록버스터 전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좀더 중장기적으로 전시 프로그램을 입안하고, 추진함으로써 '한물 간 작가의 뒤늦은 전시'보다는 '당대 가장 따끈따끈한 작가의 작품전'이라든가 한국 동시대미술계에 많은 담론과 질문을 던지며 미술계 발전에 부응할 기획전을 더많이, 더 알차게 펼쳐야 할 때다. 늘어나는 젊은 세대 관람객들을 위한 맞춤형 특별프로그램과 교육 프로그램도 보강되어야 하고, 한국 근현대미술을 일목요연하고도 짜임새있게 보여줄 상설기획전도 장기적 관점에서 좀더 충실하게 시도되어야 한다.

아울러 세계로 뻗어나갈 한국 동시대미술가를 과감히 발탁해 그 작가가 글로벌 미술계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해외 미술계에서는 30,40대 작가도 탁월한 역량이 보이면 미술관에서 대대적으로 작품전을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스타작가로 키우곤 한다. 가능성을 인정하는 과감한 전략인 셈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작가 사후에 대규모 회고전을 갖거나, 작가가 70~80대에 접어 들어서야 대형 개인전을 여는 게 다반사다. 좀더 젊은 나이에 이 작가를 띄웠다면 세계 무대를 호령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근래들어 국민의 미술에 대한 욕구가 날로 커지고 있고,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도 과거와는 180도 달라졌다. 세계는 우리를 '소프트파워로 무장한 문화예술강국', '매력적인 예술 컨텐츠를 지닌 나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은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고, 가능성 또한 활짝 열려 있는만큼 보다 과감하고 진일보한 발걸음이 필요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현재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10월 11일까지)를 열고 있고, 오는 7월 24일에는 '올해의 작가상 2026'을 개막한다.
또 8월 27일부터는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서도호(b. 1962)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해 선보이는 '서도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2월 9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는 데이미언 허스트 작품전 못지 않게 전국민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서도호 작가는 지난해 5~10월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에서 'Walk the House'(제네시스 전시후원 프로그램)전으로 엄청난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이번 고국에서의 대규모 전시도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art2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