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⑩웨스트민스터 의회 담론과 설득의 질 ⑷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처칠이 1940년 6월 4일 던케르크 철수 연설로 의회를 결집했다.
  • 젤렌스키가 2022년 3월 8일 웨스트민스터 연설로 처칠 언어를 재현했다.
  • 애틀이 1945년 7월 5일 복지국가 설계를 주장하며 사회 계약을 제안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사드에 기록된 웨스트민스터 영국 의회의 교훈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회 민주주의의 궤적을 쫓아온 대장정을 맺는다. 우리는 18세기 피트와 폭스의 황금기부터 19세기 노예제 폐지와 곡물법 논쟁, 그리고 제국의 팽창을 둘러싼 아편 전쟁의 고뇌를 한사드(Hansard)라는 의회 역사 기록을 통해 목격했다. 앞선 시리즈를 통해 확인했듯, 민주주의의 생명력은 제도의 설계도가 아니라 그 안을 채우는 '언어의 질'에서 기인한다.

제5편인 본고에서는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며 영국이 마주했던 거대한 국가적 위기들, 제2차 세계 대전의 절체절명 순간, 수에즈 운하의 외교적 몰락, 그리고 현대의 브렉시트 분열을 다룬다. 특히 이번 장에서는 한사드 공식 속기 체계(Fifth Series)가 구축된 1909년 이후의 기록을 바탕으로, 의회의 언어가 어떻게 국가를 하나로 묶고 때로는 분열을 치유하며 민주주의의 '면역력'을 증명해 왔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윈스턴 처칠 [사진 = Yousuf Karsh / 캐나다 국립 기록관]

프랑스 함락과 절망의 끝에서 행한 웨스트민스터 연설

1940년 6월 4일 오후 3시 40분, 하원 회의장의 공기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던케르크(Dunkirk)에서 33만 명의 병력을 기적적으로 철수시켰지만, 유럽 대륙은 히틀러의 발아래 놓였고 영국의 앞바다에는 독일군의 침공 함대가 집결하고 있었다.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에드워드 피츠로이(Edward FitzRoy)는 장내의 긴장을 억누르며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총리에게 발언권을 부여했다.

처칠의 연설은 프랑스 함락 후 전선에 투입되었던 영국군의 던케르크 철수 작전에서의 군사적 참패를 거대한 군사적 재앙이라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하지만 곧이어 이 비극을 구출의 기적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하며 항전의 당위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한사드 기록에 남겨진 처칠의 연설 중 가장 위대한 대목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We shall go on to the end, we shall fight in France, we shall fight on the seas and oceans, we shall fight with growing confidence and growing strength in the air, we shall defend our Island, whatever the cost may be. We shall fight on the beaches, we shall fight on the landing grounds, we shall fight in the fields and in the streets, we shall fight in the hills; we shall never surrender!

(우리는 끝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싸울 것이며, 바다와 대양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점점 커지는 자신감과 힘으로 하늘에서 싸울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의 섬을 지켜낼 것입니다.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이며, 상륙지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들판과 거리에서 싸울 것이며, 언덕에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Loud and enthusiastic cheers - 크고 열렬한 환호)

이 연설의 진면목은 야당의 반응에 있다. 평소라면 날카로운 교차 검증(Cross-examination)으로 정부를 몰아붙였을 야당 의원들은, 국가 존망의 위기 앞에서 행한 처칠의 연설에 지지를 보냈다. 한사드 텍스트에는 평소 의장이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외치는 "Order!"라는 외침이 이 연설 동안에는 단 3회에 불과했음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평소 격렬한 분열을 보이던 의회가 처칠의 언어 아래 하나로 응집되었음을 보여주는 정량적 지표다.

영국 한사드(Hansard) [사진 = © UK Parliament (Open Parliament Licence)]

영화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에서 묘사된 것처럼, 처칠은 원고를 쥔 손을 떨면서도 "승리 (Victory)!"를 외쳤고, 플로어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사당 바닥을 발로 구르며 환호하는 소리가 기록되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언어가 어떻게 거대한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의 도구'가 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처칠의 연설은 국가 존망의 위기에 놓인 또 다른 지도자들에게 교과서가 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13일째 되는 날인 2022년 3월 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대통령이 영국 웨스트민스터 하원에 화상으로 행한 역사적인 연설이 이루어졌다.

당시 상황은 러시아군이 키이우(Kyiv)를 포위하기 위해 진격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적인 포격이 쏟아지던 절체절명의 위기 속이었다. 젤렌스키(Zelenskyy) 대통령은 영국 하원 의원들이 가득 찬 본회의장에 화상으로 등장하여, 침공 후 13일 동안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은 참혹한 전쟁의 기록을 날짜별로 읊조리며 서방의 결단을 촉구했다.

영국 의회 역사상 외국 정상이 하원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한 것은 젤렌스키(Zelenskyy)가 처음이었으며, 이는 1940년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연설에서 토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처칠(Churchill)의 언어로 현대의 비극을 고발한 문명사적 사건이었다.

"We will not give up and we will not lose. We will fight until the end, at sea, in the air. We will continue fighting for our land, whatever the cost. We will fight in the forests, in the fields, on the shores, in the streets. I would like to add that we will fight on the banks of different rivers like the Dnieper. We are looking for your help, for the help of the civilized countries. We are thankful for this help and I am grateful to you, Boris.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바다에서, 하늘에서 싸울 것입니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우리 땅을 위해 계속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숲에서, 들판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덧붙이자면, 우리는 드니프로(Dnieper)와 같은 강둑에서도 싸울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도움, 문명화된 국가들의 도움을 구합니다. 그 도움에 감사하며, 보리스(Boris Johnson) 총리 당신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진=Wikimedia Commons / Library of Congress (Public Domain)]

복지국가의 설계와 합의 정치

1945년 7월 5일 총선을 앞두고 웨스트민스터에서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터져 나왔다.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국민에게 무한한 헌신과 희생을 강요했다면, 승리 이후의 국가는 국민에게 어떤 삶의 질과 사회보장을 돌려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었다.

노동당의 당수 클레멘트 애틀리는 베버리지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전방위적 사회보장 제도를 내세우며, 전장의 병사들과 공장의 노동자들이 흘린 피의 대가는 바로 '빈곤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대결을 넘어, 국가와 국민 사이의 새로운 사회 계약을 맺는 성스러운 제안이었다.

애틀리의 발언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The nation needs a tremendous overhaul, a reconstruction plan... The war has been won by the efforts of all our people... we have to enjoy again the personal civil liberties we have, of our own free will, sacrificed to win the war. But there are certain so-called freedoms that Labour will not tolerate: freedom to exploit other people; freedom to pay poor wages; freedom to deprive the people of the means of living full, happy, healthy lives. The sacrifice of our soldiers and workers must be repaid with freedom from want and disease.

(국가는 거대한 개조와 재건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번 전쟁은 우리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승리했습니다.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 자신의 자유 의지로 희생했던 개인적 자유를 다시 누려야 합니다. 그러나 노동당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소위 '자유'들이 있습니다. 타인을 착취할 자유, 저임금을 지급할 자유,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충만하고 행복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단을 박탈할 자유입니다. 우리 병사들과 노동자들이 흘린 희생의 대가는 반드시 빈곤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로 보답받아야 합니다)."

이에 맞선 처칠은 전쟁 영웅으로서의 카리스마와 자유 시장의 가치를 강조하며 대응했다.

"I must tell you that a socialist policy is abhorrent to British ideas on freedom. There is to be one State, to which all are to be obedient in every act of their lives. This State, once in power, will prescribe for everyone: where they are to work, what they are to work at... A socialist state could not afford to suffer opposition... they would have to fall back on some form of Gestapo.

(저는 사회주의 정책이 영국인이 생각하는 자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모든 이가 삶의 모든 행위에서 복종해야 하는 단 하나의 국가가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국가가 일단 권력을 잡으면 모든 이에게 어디서 일할지, 무슨 일을 할지를 규정할 것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반대 세력을 용납할 여유가 없으며, 결국 일종의 게슈타포(비밀 경찰) 같은 형태에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시대의 요구는 이미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체적인 복지의 언어로 기울어 있었다. 한사드(Hansard) 기록에 따르면, 선거 전후의 복지 논쟁은 이전의 전시기 담론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야당이었던 노동당은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부의 예산안을 조목조목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했고, 의회는 단순히 권력의 장이 아닌 구체적 정책을 세부 사항을 가다듬는 거대한 공론장으로 기능했다.

당시 의회는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가"라는 추상적 논쟁을 넘어 "어떻게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설계도를 그리는 공론장으로 작동했으며, 이는 영국 복지 국가의 틀을 놓은 근간이 되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