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70% 가구에 피해 지원
1인당 10만~60만원 차등 지원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 집중 지원
재원은 초과세수 25.2조·기금 1조 활용
추경안에 국채 상환 1조 포함
정부 총지출, 전년比 11.8% 증가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중동 사태로 촉발된 고유가·고물가 충격이 민생과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추경은 전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K-패스를 통한 대중교통 환급 지원 확대,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추가 지급, 농어민·영세 화물선 사업자 대상 유가연동 보조금 등에 투입된다. 특히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가구에 1인당 10만~6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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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추경' 규모·지원 범위는
총규모는 26조2000억원이다. 고유가 부담 완화에 10조1000억원, 민생 안정에 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에 2조6000억원,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재정 보강 9조5000억원, 국채상환 1조원으로 각각 편성됐다.
이번 추경은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월 28일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후 4주 차에 접어들었지만,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두바이유는 배럴당 지난 2월 27일 71달러에서 지난 25일 143달러 수준으로 2배 넘게, 브렌트유는 72달러에서 102달러 수준으로 40% 넘게 폭등하면서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추경은 이른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집중 투입될 계획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대중교통 환급 지원 K-패스, 70%의 서민층에 대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저소득·농어민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핵심이다. 총 10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구체적으로 기름값 안정 및 전국민 유류비 절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5조원, 자율적 차량 5부제 시행과 함께 'K-패스 환급률'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는 사업으로 877억원 등이 사용될 예정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4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득 하위 70%는 1인당 10만~60만원을 차등 지급받는다.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거주자에게 더 많은 지원금이 지원되는 구조다.

소상공인·노동자·청년 지원에는 2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고유가·고물가로 인해 충격이 큰 취약계층의 일상 회복에 8000억원,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에 1조9000억원을 지원한다. 청년 부문 지원에서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과학 중심 창업도시 조성, 쉬었음 청년을 겨냥한 K-뉴딜 아카데미 신설 등이 담겼다.
산업 피해 최소화·공급망 안정에는 2조6000억원이 배정됐다. 이번 중동전쟁에 피해를 입은 기업과 산업에 1조1000억원을 지원한다.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신산업으로의 전환에는 8000억원, 문화산업 육성에는 200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박 장관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은 소상공인·청년 등 취약계층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원유와 핵심 원자재 수급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큰 난관에 봉착했다"고 분석했다.
◆ 무슨 돈으로 추경하나
이번 추경 재원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증시 호조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재원 1조원을 활용해 마련됐다. 국가채무 수준을 고려해 추가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법인세 14조8000억원,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 10조3000억원, 근로소득세 4조8000억원이 늘었다. 유류세와 자동차 탄력세율 인하 영향으로 교통세·개별소비세·교육세는 4조7000억원이 줄었다.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른 기업 실적 증가, 증시 활성화에 따른 주식거래대금 증가, 상용근로자 수와 임금증가율 상향이 이번 추경의 재원이다. 올해 국내 상장사(코스피·코스닥)의 영업이익은 전년도에 이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는 84조6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2조1000억원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5년간 법인세는 18조4071조원이 추가로 걷힐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AI 산업 활성화 영향으로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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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채무, 또 늘어날까
추경안에 국채 상환 1조원이 담긴 것도 관심을 끈다. 세출 중 일부를 국채 상환에 배정해 재정 건전성 관리 의지도 함께 드러냈다. 확장 재정을 하더라도 시장에 무책임한 신호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총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기와 세수 여건이 악화되면 다시 재정에 부담이 될 우려도 있다.
총지출은 본예산 727조9000억원에서 추경안 기준 753조1000억원으로 11.8% 늘지만, 관리재정수지는 107조8000억원 적자에서 107조6000억원 적자로 2000억원 줄어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3.9%에서 3.8%로 0.1%포인트(P) 낮아진다. 국가채무는 1413조8000억원에서 1412조8000억원으로 1조원 줄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1.6%에서 50.6%로 내려간다.
한편 국가채무비율 하락 배경은 국채 1조원을 갚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본예산 편성시 명목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9%였지만, 이후 4.9%로 상향하면서 명목 GDP 규모 자체가 커졌다. 국가채무비율 감소는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분모'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기획처 관계자는 "경제성장 전망을 토대로 국가채무 비율과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계산한다"며 "지난해 말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