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보다 예산 끼워넣기... '선심성 논란' 가중
지방선거 앞둔 야권, '현금 지원' 카드 꺼내며 압박
도입 취지 무색... '전쟁 추경' 연관성 부족 파장 확산
"청년층, 경제위기 직격탄"... 취약계층 지원 반론도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중동 전쟁발 고유가 충격 대응을 위해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전쟁추경'이 아닌 '지방선거를 앞둔 추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추경안이 고유가 피해기업 지원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지역 창업, 문화산업 육성처럼 이번 중동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아 보이는 사업 예산까지 함께 담는 방식으로 짜였기 때문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의심을 받고 있다.

31일 정부가 편성한 '2026년도 추경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핵심 예산인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한 3대 패키지' 10조1000억원 이외에도 민생 안정 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2조6000억원, 지방재정 보강 9조7000억원, 국채상환 1조원으로 구성됐다.
야당은 우선 이번 추경안에 중동 사태와 무관한 사업이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낮은 효율성 등을 이유로 폐기된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과 지역화폐식 민생지원금을 대표 사례로 꼽는다.
실제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 에너지 전환 예산으로 총 5000억원을 편성했다. 구체적으로는 아파트 베란다에 소규모 태양광을 보급하는 신규 사업에 250억원, 국립대·부설학교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데 504억원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반영했다. 하지만 각 가구가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다는 취지의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은 과거 효율성 논란 속에 폐기된 바 있다.
또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 사업 1조9000억원, 문화산업 육성 사업 2000억원도 '전쟁 추경' 도입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진대회를 통해 유망 창업가를 선발하는 '모두의 창업'(4000억원), 과학중심 창업도시 조성(3000억원) 등은 중동 사태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년 콘텐츠 창업에 투자하기 위한 모태펀드 출자금 500억원, 문화예술 사업자 대상 저금리 대출 500억원, 독립영화부터 첨단제작영화까지 유형별 제작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385억원도 이번 추경안 편성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경제위기가 오고, 경제위기가 왔을 때는 가장 취약한 계층 중의 하나가 청년"이라며 "그래서 청년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올해 안에 추가 세수를 통한 추경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지원 대상을 보다 정밀하고 신중하게 설계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선거를 앞둔 현금성 지원보다는 고유가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김우철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이번 추경은 (원칙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해 집행돼야 한다"며 "알려진대로 청년 실업 등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추경으로 푸는 것이 맞는지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