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결국 토트넘 홋스퍼 수뇌부가 또 한 번 벤치를 갈아엎었다. 이고르 투도르 감독을 부임 44일 만에 해고했다.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즉시 팀을 떠나는 데 상호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토미슬라브 로기치 골키퍼 코치, 리카르도 라냐치 피지컬 코치도 함께 떠났다.
투도르는 지난 2월 중순 토마스 프랭크 경질 이후 급히 투입된 '소방수'였지만 불은 끄지 못했다. 공식전 7경기에서 1승밖에 건지지 못했고 리그 5경기 성적은 1무 4패였다. 프리미어리그(EPL) 승리는 끝내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채 퇴장했다. 그의 44일 재임 기간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단명 사례로 남게 됐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에만 세 번째 감독을 찾았다.

토트넘이 칼을 빼든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투도르 체제에서 토트넘은 공식전 7경기 1승, 리그에서는 승점 1점에 그쳤다. 3월 22일 노팅엄 포리스트와의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순위는 17위로 추락했다. 강등권과의 승점 차는 1점.
내용도 좋지 않았다. 경기당 슈팅 수는 소폭 늘었지만 득점은 경기당 1.4골에서 0.8골로 떨어졌고, 기대득점(xG)과 상대 페널티지역 터치 수 등 공격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수비에서는 피슈팅, 유효슈팅 허용, 기대실점 등 거의 모든 핵심 지표가 리그 하위권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팀의 장기 침체도 심각하다. 토트넘은 2026년에 아직 리그 승리가 없고, 지난해 12월 이후 리그 13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악몽을 이어가고 있다. 남은 경기는 겨우 7경기. 매 경기가 벼랑 끝이다.
다만 이번 경질을 투도르 개인의 실패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시즌 중반 프랭크를 내보내고 또 다른 임시 사령탑으로 투도르를 앉힌 구단 수뇌부 책임론이 거세다. 비나이 벤카테샴 CEO와 요한 랑게 단장은 물론, 구단의 구조적 난맥상에는 그 이전 경영진의 그림자까지 겹쳐 있다는 비판이 현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시선은 누가 이 난파선을 맡을 것인가로 향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이름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다. 브라이턴을 공격적인 전술로 이끌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데 제르비는 올 시즌 중 마르세유와 결별한 뒤 쉬고 있다. 토트넘은 이미 접촉에 나섰고 데 제르비 역시 토트넘행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제 조건이 붙는다. 토트넘이 잔류에 성공할 경우에만 정식 감독 부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등 탈출 전문가' 션 다이치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는 강등권 팀을 잔류시킨 경험이 풍부한 감독이다. 다만 최소 18개월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구단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무직 상태인 아디 휘터 전 AS 모나코 감독도 리스트에 올라 있다.
토트넘의 시즌 운명은 이제 7경기에 달렸다. 토트넘은 4월 12일 선덜랜드 원정을 시작으로 브라이턴, 울버햄프턴, 애스턴 빌라, 리즈 유나이티드, 첼시, 에버턴과 차례로 맞붙는다. 상위권과의 힘겨운 승부, 강등 경쟁팀과의 '6점짜리 매치'가 뒤섞인 살얼음판 일정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앞으로 남은 7경기는 모두 결승전"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