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리 2명 미국과 협상 희망…여전히 간접 소통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과의 전쟁이 수개월이 아닌 "수 주 내"에 끝날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 미 지상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강화하며 사실상 '유료화' 조치에 나서 국제사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루비오 "지상군 없이 수 주 내 종료"… 악시오스 "2~4주 지속"
루비오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직후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쟁은 몇 주, 길어도 한 달 안에 종료될 것"이라며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도 모든 군사적·외교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Axios)도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G7 회의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앞으로 2~4주 더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미국이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에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해당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도울 충분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 나라들이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들이 이 문제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뿐"이라고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 중재자 통한 간접 소통… 이란 내부 승인·암살 공포가 걸림돌
다만 평화 협상을 위한 진전은 더딘 상황이다. 루비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15개 항의 휴전안에 대해 이란으로부터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 당국자들이 협상에 누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직접 대화가 아닌 제3국을 통한 간접 교신 방식으로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란 내에서 누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지 불분명한 점이 협상 난항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루비오 장관은 G7 회의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희망하는 이란 관리 2명이 있지만 이들 역시 최고지도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특히 이란 관리들이 위치 추적과 암살에 대한 공포로 휴대전화 사용을 기피하면서 중재자와의 연락조차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호르무즈 유료화 저지 '전후 과제'로
한편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데 이어, 향후 이 해로를 통과하는 글로벌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징수하는 시스템(tolling system)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를 "불법(illegal)이며 전 세계에 위험한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전쟁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일종의 유료 해협으로 만드는 것을 저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될 경우 이 해협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나라들이 행동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며 "미국은 그런 계획의 일원이 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가 그 계획을 반드시 주도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G7 회의에서 "동맹국들 사이에 이러한 전후 계획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히 형성된 것 같다"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항행 안전 확보를 전후 필수 과제(postconflict necessity)로 규정했다.
루비오 장관은 나아가 전투가 끝난 뒤에도 해상 물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작전 종료 직후 해협을 통과하는 초기 유조선들은 군함의 호위를 필요로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높은 보험료 등 불리한 해상 보험 조건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호르무즈 리스크가 한동안 운임·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계속되는 핵 시설 타격… G7 "민간인 공격 즉각 중단하라"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회의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영구적 재개방을 요구했다. 성명은 또한 전쟁이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비료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충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5주째 접어든 전쟁은 이날도 이란 내 핵 시설과 산업 단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는 등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 국방부가 최근 중동으로 추가 지상군 대대를 이동시키면서 일각에서는 한정적 지상작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루비오 장관은 "지상군 배치 없이도 모든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며 지상군 파병 가능성에는 거듭 선을 그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