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우려와 성장성 기대 대립
EPS 부진에도 매출 가이던스 긍정적
이 기사는 3월 26일 오후 4시4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고객 관계 관리(CRM) 플랫폼을 운영하는 브레이즈(종목코드: BRZE)가 2026 회계연도 4분기(2026년 1월 31일 종료) 실적을 발표한 3월 24일, 주가는 장중 17.65달러까지 밀리며 전일 대비 최대 6.71% 하락했다. 결국 18.02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4.76% 하락 마감했다.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 따른 즉각적인 실망 매도였다.

그러나 이튿날인 25일, 브레이즈 주가는 전일 대비 19.87% 급등한 21.60달러로 반등했다.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EPS 부진보다 예상을 크게 웃도는 2027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에 더 무게를 둔 결과였다. 이틀 사이의 극적인 주가 흐름은 브레이즈가 현재 처한 시장 환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성장성에 대한 낙관론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단기 변동성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가는 현재 사상 최고가인 43.89달러(2025년 3월)보다 52주 최저가인 15.26달러(2026년 2월)에 훨씬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섹터 전반에 걸친 밸류에이션 재조정(디레이팅) 흐름이 브레이즈도 비껴가지 않은 셈이다.
◆ 4분기 매출은 '서프라이즈', EPS는 '미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2억 5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컨센서스인 1억 9822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전 분기 대비로도 7.5% 성장하며 3분기 연속 유기적 매출 성장이 가속화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85개국 이상에 걸친 글로벌 고객 기반에서 브레이즈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수익성 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일반회계원칙(Non-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0.10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14달러를 밑돌았으며, GAAP 기준 순손실은 3200만 달러(주당 0.29달러)로 전년 동기의 1700만 달러(주당 0.17달러)보다 확대됐다. 비GAAP 총마진 역시 67.2%로 전년 동기 69.9% 대비 270bp 하락했고, GAAP 총마진도 65.5%로 380bp 떨어지며 2025 회계연도 중반에 달성했던 최고 마진 수준에서 눈에 띄는 반전을 나타냈다.
경영진은 마진 압박의 원인으로 플랫폼 규모 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를 지목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25조 건의 데이터 포인트를 처리하고 4조 5000억 건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메시징 및 호스팅 비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오퍼핏(OfferFit) 인수와 관련된 통합·온보딩 비용이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빌 매그너슨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마진 압박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대한 확신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2026 회계연도 전체로는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7억 38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비GAAP 기준 영업이익은 28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비GAAP 순이익은 1800만 달러에서 4200만 달러로 크게 늘어 규모 확대와 비용 절제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 엔터프라이즈 침투 심화
재무 지표의 혼재에도 불구하고 고객 관련 지표는 견조했다. 총 고객 수는 전년 동기의 2296개에서 2609개로 14% 증가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대형 고객의 약진이다. 연간 반복 매출(ARR)이 50만 달러를 초과하는 엔터프라이즈 고객 수는 247개에서 333개로 35% 급증했다. 이들은 전체 ARR의 64%를 차지하며 브레이즈의 대기업 시장 침투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 기준 순유지율(DBNR)은 전 분기의 108%에서 소폭 개선된 109%를 기록했다. 그러나 1년 전의 111%, 2년 전 최고치인 117%와 비교하면 점진적인 하락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황이다. 기존 고객의 추가 지출 속도가 다소 완화된 현실을 반영한다.
4분기 예약(Bookings)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50만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은 29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7건은 100만 달러를 초과했다. 잔여 수행 의무(RPO)는 전년 대비 30% 성장해 10억 3300만 달러를 돌파했고, 이 중 6억 4210만 달러는 향후 12개월 이내 인식될 예정이다. ARR도 2027 회계연도 초반에 8억 달러를 넘어서며 향후 매출에 대한 가시성을 높였다.
신규 고객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 이번 분기에는 디스켐(Dis-Chem), 굿노트(GoodNotes), 아이디.미(ID.me), 킹(King), 라이프360(Life360), 마이테레사(Mytheresa), 쉘 모빌리티 & 컨비니언스(Shell Mobility & Convenience) 등이 새로운 고객으로 합류했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쇼피파이(Shopify), 더 트레이드 데스크(The Trade Desk), 링크드인(LinkedIn) 등과의 핵심 기술 파트너십도 강화됐다.
◆ AI 전략, 차별화의 핵심 무기로 부상
이번 실적 발표에서 브레이즈가 가장 강조한 것은 인공지능(AI) 역량의 고도화였다. 회사는 두 가지 핵심 AI 제품을 선보였다.
첫째는 브레이즈AI 에이전트 콘솔(BrazeAI Agent Console)이다. 브랜드가 자체 맞춤형 에이전트를 구축해 브레이즈 캔버스(Canvas)와 카탈로그(Catalog)에 직접 통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예정보다 수 개월 앞당겨 출시됐다. 출시 직후부터 즉각적인 크레딧 소비가 확인될 만큼 초기 시장 반응이 뜨겁다. 둘째는 브레이즈AI 오퍼레이터(BrazeAI Operator)다. 이번 분기 일반 공개된 이후 이미 전체 고객의 3분의 2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오퍼핏 인수를 통해 확보한 AI 의사결정 기능을 기반으로 한 디시저닝 스튜디오(Decisioning Studio)는 4분기에만 5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관련된 유연 크레딧(Flexible Credits) 모델은 즉시 소비를 발생시키는 구조로, 새로운 고마진 매출원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플랫폼 운영 규모도 AI 역량의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3조 1000억 건의 AI 의사결정 추론이 실행됐으며, 8조 7000억 건의 사용자 프로필 업데이트가 처리됐다. 경영진은 새로운 AI 기반 제품이 매출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마진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2027 회계연도 가이던스, 컨센서스 대폭 상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2027 회계연도 전망이었다. 브레이즈는 연간 매출을 8억 8400만~8억 89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중간값 8억 8650만 달러는 기존 컨센서스인 8억 5800만 달러를 약 3.3% 상회하며, 전년 대비 약 20~21% 성장에 해당한다. 비GAAP 영업이익은 6900만~7300만 달러, 비GAAP 주당순이익은 0.61~0.65달러가 예상된다. 특히 비GAAP 영업마진은 약 8.0%로 전년 대비 400bp 이상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컨센서스 추정치인 7.7%를 소폭 웃도는 목표치다.

1분기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매출은 2억 450만~2억 550만 달러로 컨센서스인 1억 973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비GAAP EPS는 0.10~0.1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12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분기 일수가 사흘 줄어든 상황에서도 중간값 기준 약 26%의 성장세를 예상한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한편 회사는 1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1분기 중 5000만 달러를 가속화된 방식으로 집행할 예정이며, 부채보다 많은 현금(연말 기준 약 4억 1600만 달러)을 보유한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26 회계연도 전체 잉여현금흐름은 5800만 달러에 달했다.
빌 매그너슨 CEO는 "우리는 강력한 상업적 모멘텀과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신제품 출시 속도로 새 회계연도를 시작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