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5세 논쟁 핵심은 구조…연금·임금·고용 '패키지 개혁' 필요"
"청년 일자리 vs 고령 고용 논쟁 넘어…노동시장 재설계가 해법"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년 65세 연장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지만, 핵심은 단순히 '나이를 몇 세로 늘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화 속도와 연금 수급 시점, 실제 퇴직 연령 간 괴리가 커지면서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넘어, 연금·임금체계·고용 구조를 함께 손보는 '패키지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뉴스핌TV> 유튜브 방송 [윤동열의 시대유감] 6편에서는 정년 65세 연장을 둘러싸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소득 공백 문제, 청년 고용 영향 등을 놓고 다양한 토론이 오갔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진행을 맡았고, 김덕호 성균관대 서울RISE글로벌혁신센터 교수,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김선애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장, 임은주 한국노총 총괄실장이 참여했다.

◆ "52.9세 퇴직, 60대 연금"…10년 소득 공백 구조
진행자
지금 정년 65세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이 논쟁이 다시 불붙은 이유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는 굉장히 빠른데, 국민연금 받는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반면 실제로는 평균 52.9세에 퇴직을 하거든요.
그러면 50대 초반에 일자리에서 나와서, 연금은 60대 중반에 받게 되는 구조가 됩니다. 이 사이에 거의 10년 가까운 소득 공백이 생기는 건데, 지금 논쟁은 결국 이걸 어떻게 메울 거냐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노동시장 '이중 구조'…정년 연장이 문턱 높일 수도
진행자
이게 단순히 정년 문제라기보다, 노동시장 구조 자체 문제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덕호 교수
한국 노동시장은 상위 약 15% 정도의 내부 노동시장과, 나머지 85%의 외부 노동시장으로 나뉘는 이중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정년을 연장하면 내부 노동시장에 있는 사람들의 고용 기간이 더 길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밖에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는 문턱이 더 높아지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김성희 소장
다만 안정적인 일자리에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 기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정책입니다. 이중 구조 문제는 별도로 풀어야 할 과제이고, 정년 연장 자체를 막는 이유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정년 60세는 대기업 이야기"…현실은 50대 초반 퇴직
진행자
법적으로는 정년이 60세인데, 현실에서는 왜 이렇게 빨리 퇴직이 이뤄지는 걸까요?
김선애 팀장
핵심은 임금체계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연공급 중심 구조라서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임금이 계속 올라갑니다.
이 구조에서는 기업 입장에서 고령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장기 근속자의 임금이 신입의 3배 이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 정년제가 적용되는 기업이 약 20% 수준에 불과하고, 대부분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습니다.
임은주 실장
한국 기업의 98%가 30인 미만 사업장입니다. 정년 연장 논의가 실제로는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정년까지 일하는 구조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 청년 일자리 '제로섬' 논쟁…인과관계는 불분명
진행자
정년을 늘리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얘기도 계속 나오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선애 팀장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인건비 총량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년이 늘어나면 신규 채용 여력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정년 연장 이후 청년 채용 감소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임은주 실장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청년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입니다.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문제의 본질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김성희 소장
청년 고용 감소를 정년 연장의 결과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상관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인과관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정년 문제로 단순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 연장 어려워
진행자
결국 임금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정년 연장도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김선애 팀장
맞습니다. 연공급 구조를 유지한 채 정년만 연장하면 기업 부담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그 결과 채용 축소나 외주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임은주 실장
임금체계는 오랜 시간 노사 간 합의를 통해 형성된 구조입니다. 직무급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한계가 있습니다.
김성희 소장
성과급 중심으로 가는 것도 격차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직무급 역시 공정한 평가 기준이 전제되지 않으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습니다.
◆ 해외는 '구조 먼저, 정년은 나중'
진행자
해외 사례를 보면 어떤 점을 참고할 수 있을까요.
김덕호 교수
해외에서는 정년만 먼저 올린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임금체계와 고용 구조를 먼저 개편한 뒤 정년을 논의했습니다.
일본은 약 20년에 걸쳐 준비했고, 독일은 부분연금과 고용 유연화를 병행했습니다. 미국은 정년 개념 자체가 약한 구조입니다.
결국 구조 개편이 선행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 "세대 갈등 아닌 구조 문제"…패키지 접근 필요
진행자
정년 연장이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임은주 실장
현장에서는 세대 간 협업 가능성이 더 큽니다. 고령자의 경험과 청년의 기술이 결합되면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김선애 팀장
다만 노동시장 밖에 있는 청년들의 불안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상당수가 정년 연장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 "정년 65세는 수단일 뿐"…핵심은 노동시장 재설계
진행자
결국 정년 65세 논쟁의 핵심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김덕호 교수
정년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연금, 임금, 고용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김성희 소장
정년 연장은 필요하지만 사회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김선애 팀장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 연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임은주 실장
청년과 고령자는 대립하는 집단이 아니라 모두 취약한 노동자입니다. 이 문제는 세대 갈등이 아니라 구조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