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12개월 선행 EPS 전망치 상향
전쟁 전보다 낙관적...유가 110달러 돌파 여부 및 실물 경제 전이가 관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동 전쟁의 포화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 펀더멘털이 증시 하방을 든든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월가의 진단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우려 속에서도 S&P5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는 이례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모간스탠리는 향후 12개월간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20%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통상 경기 침체 직후 회복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월가의 대표적 약세론자로 꼽혔던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조차 이번에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윌슨은 최근 고객 서한을 통해 "이번 유가 급등세가 현재의 경제 사이클을 끝낼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정학적 위기 속 주가 하락기에도 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현상은 드물지만, 과거 이러한 환경에서 단기 변동성을 견뎌낸 투자자들은 이후 펼쳐진 강세장으로 장기적인 보상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업들의 '이익 스토리'는 흔들림 없이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전의 전망치였던 10.9%를 오히려 웃도는 수치다. 향후 3개 분기의 이익과 매출 전망 역시 동반 상향 조정됐다.
바클레이즈 역시 미국 경제의 견조함과 기술주 강세를 근거로 S&P500 연말 목표치와 이익 전망을 나란히 높여 잡으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 유가 110달러 돌파가 '복병'…시선은 '실물 경제'로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이러한 실적 낙관론이 지정학적 충격을 아직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착시'일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4월 대형 은행들을 필두로 본격화될 1분기 어닝 시즌이 현재의 장밋빛 전망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JP모간은 국제 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10달러 수준으로 치솟아 머물 경우, 소비 지출 위축 등으로 인해 S&P5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최대 5%포인트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렛 멜슨 나틱시스 투자운용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 기업 실적 전망치에 그것이 반영되기까지는 항상 시차가 존재한다"며 "불확실한 충격 앞에서는 이익 전망이 현실을 뒤늦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의 후행적인 전망치 조정을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트럼프 행정부의 '입'에서 점차 실물 경제 지표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병력 배치를 늘리면서도 이란 측의 '선물'을 언급하는 등 엇갈린 정치적 수사(rhetoric)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드 콘거 허틀 캘러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정치적 발언보다는 실제 경제적 영향력에 반응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생산 감축이나 가격 인상 등 실물 경제의 충격을 털어놓기 시작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치는 영향력도 지금보다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