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는 "미·이란 직접 협상 없다" 부인… 양측 설명 엇갈려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주째 접어든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과 관련해 "이란과 매우 강력한 대화를 나눴으며 거의 모든 쟁점에서 주요 합의점(major points of agreement)에 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종전 합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동의했다며,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다시 열릴 수 있다고도 예고했다.
◆ "이란, 핵무기 포기 동의… 유가, 바위처럼 떨어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 공항에서 멤피스 방문길에 오르며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란과 매우, 매우 강력한 대화를 나눴고,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에 가까운 주요 합의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성사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마무리되는 즉시 유가가 바위처럼 떨어질 것(drop like a rock)"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세계 경제와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부각했다.
◆ "이란이 먼저 전화했다"… 전력시설 타격 시한 5일 유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을 요구하며, 이란이 응하지 않을 경우 이란 최대 발전소를 포함한 100억 달러(15조 원) 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원래라면 내일 아침(이란 시간 기준)에 그들의 최대 전력 발전소를 폭파할 예정이었다"며 "이란이 그러기를 원할 리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건 것이 아니다. 그들이 걸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진행된 협상을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에 따라 전력망 타격 시한을 5일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매우 합의를 원하고 있고, 우리도 합의를 매우 원하고 있다"며 "매우 진지하게 합의에 도달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오늘도 아마 전화 통화 방식으로 (이란 측과) 다시 만날 것"이라며 협상이 하루 만에 끝나는 단발성 접촉이 아니라, 적어도 며칠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쿠슈너·위트코프가 협상 전면에… 이란은 "직접 협상 없다" 부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과의 협상에 자신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직접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어제(22일) 이란 측과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느 이란 인사와 협상을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내가 보기엔 가장 존중받는 사람이며, 리더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는 새 최고지도자로 지목되고 있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와는 접촉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가 살아 있는지조차 모른다. 또 그가 살해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국영 매체를 통해 "지역 국가들의 중재 노력은 있지만, 이란은 이 전쟁을 시작한 당사자가 아니며 모든 요청은 워싱턴에 제기돼야 한다"며 "미국과의 직접 협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먼저 미국에 연락해 협상을 요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과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자동적인 정권 교체"… "호르무즈 통제, 아마 나(Maybe me)"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이란에 대한 공습 과정에서 이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사망한 것을 언급하며 정권 교체 가능성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많은 고위 관리들이 죽으면서 자동적으로 정권 교체(regime change)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인사들은 매우 이성적이고 건실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들 가운데 한 명이 우리가 찾고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며 "베네수엘라를 보라, 얼마나 잘 되고 있는가"라고 말해, 이란에서도 베네수엘라와 유사한 방식의 권력 교체를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통제권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내가 할 수도 있다(Maybe me)"고 답한 뒤, 새 이란 지도자 역시 일정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열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도 "이란이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전력 시설 타격 시한을 5일 연기한 결정이 협상 진전에 따른 것임을 재차 부각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여전히 미국과의 직접 접촉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어떻게 조율될지, 또 향후 며칠 사이 실제로 종전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