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은 정치 상징 아닌 미래 산업 지형 재편 선택
주청사 제로섬 버리고 재정·권한·산업 구조 대전환 초점 맞출 때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단순 지방행정 개편이 아니라 '400만 단일 경제권'을 설계하는 경제 구조 대전환 프로젝트여야 한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최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인구·산업 절벽 앞에서 내리는 벼랑 끝 결단"이라며 "재정·권한·산업 클러스터 재배치를 한꺼번에 설계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는 인구 140만 명선이 무너졌고 전남은 구례·곡성·함평·진도 등 다수 시·군이 소멸위험지수 상위권에 올라 있다"면서 "통합을 인구·일자리·기업유치 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에 물러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400만 도민'이던 전남·광주 인구가 이제 320만 명 안팎으로 줄어든 만큼, 행정·재정·산업 정책을 하나의 플랫폼 위에 올려 400만 메가시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 5조·4년 20조, '100년 돈' 어떻게 쓸 것인가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연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약속한 데 대해 강 부지사는 "대통령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4년 20조를 약속한 것"이라며 "연 5조는 도 예산 구조로 보면 '100년 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돈을 SOC·연륙교로만 써버리면 끝"이라고 선을 그으며, 특정 사업에 묶이는 꼬리표 예산이 아니라 전략산업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정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법에 모든 걸 우겨 넣는 방식은 법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국세·지방세 조정, 교부세·보조금 체계 개편 등 일반법 개정을 병행해 항구적인 재정 구조를 만드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권한 이양·규제 완화…"투자 속도 좌우"
통합특별법에는 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20MW까지 태양광·풍력 허가권 확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전력망 지원 등 31개 핵심 특례 중 19건이 반영됐지만, 영농형 태양광·그린벨트 해제권·해상풍력 인허가 전면 이양 등은 빠져 '반쪽짜리 분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 부지사는 특히 그린벨트와 해상풍력 인허가권이 "투자 속도와 직결된다"며 지방이 일정 범위 안에서 책임 있게 신속히 결정할 수 있어야 대규모 투자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은 현행 3MW 수준 권한으로는 현실 사업 규모와 괴리가 크다며, 집적화단지(40MW 이상)까지 권한을 넓히되 군사항로 등 안보 부분은 중앙과 협의하는 '분권+조정'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과 '3+1축'…"분산과 집적을 함께 설계"
통합특별법은 공공기관 2차 이전 시 통합특별시에 '2배 이상 우대 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특례를 담았다. 정부의 2차 이전과 맞물릴 경우, 통합 광주·전남은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한 산업 클러스터 설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부지사는 "지난 정부의 혁신도시·1차 이전은 균형발전에 방점을 찍었지만, 인구 증가나 지역 활성화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이번에는 산업 생태계와의 연계를 최우선에 둔 2차 이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통합특별시를 광주권·서부권·동부권 3축에 남부권을 더한 '3+1축'으로 재편해 총 4000만 평 규모 특화산단과 AI·반도체·에너지 등 첨단 산업 신도시를 조성, 에너지·해양·미래 모빌리티 등 기존 산업과 연계해 400만 메가시티 산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 부지사는 "에너지·해양·미래 모빌리티 등 기존 산업 기반과 연결될 때 파급효과가 극대화된다"며 "한 곳에 몰아넣는다고 시너지가 나는 게 아니라, 기관의 성격에 맞춰 나주는 에너지·공공기관, 동부·서부·남부권은 해양·관광·제조업 등으로 역할을 나누는 분산+집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청사 제로섬 버리고…통합은 미래 세대 위한 훈련 과정
통합 논의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주청사 입지에 대해 강 부지사는 "지금 그 단계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주청사를 어디 두느냐부터 따지면 통합 논의 전체가 제로섬 게임이 된다"며 "부모가 큰아들, 작은아들에게 집, 현금을 나누듯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은 먹고 살 것이 없다 보니 관청 중심적 사고에 익숙해져 왔다"며 "이제는 주청사 위치보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상호보완하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로 논점을 옮겨야 한다"고 했다. 구례·곡성 등 소멸위기 지역에 대해서는 "단순 통폐합보다 '구례를 구례답게' 키우는 게 비용이 덜 든다"며 생태·흙 박람회 등 고유 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부지사는 끝으로 "전남·광주 통합은 벼랑 끝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자, 우리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일하고 살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삼성 등 대기업 유치 흐름 속에서 갈등보다 힘을 모아 '미래 100년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j764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