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시절 전국대회 휩쓸어 주니어부터 '남다른 떡잎'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과연 '람보르길리'다웠다. 김길리(22·성남시청)가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16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614로 3위로 골인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길리는 동메달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며 뭔가 아쉬운 듯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레이스를 앞두고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과 1000m 준결승에서 연이어 넘어지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는데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고 말했던 김길리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세 번째 메달을 선사하며 약속을 지켰다.

김길리는 주니어 시절부터 '남다른 떡잎'으로 불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202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길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1위에 오르며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다. 김길리는 최민정과 함께 대표팀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자리했다. 이때 '람보르기니'에서 따온 '람보르길리'로 불렸다.

김길리가 스케이트를 시작한 계기는 피겨였다. 김길리는 "엄마 친구 딸이 피겨를 배워 구경을 갔다. 나도 배우고 싶어 7살 때 여름 특강을 들었다. 그런데 점프 말고 다른 것만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김길리의 어머니는 "집 근처 한국체대에는 피겨 수업이 없었다. 그래서 쇼트트랙을 먼저 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에 있는 한국체대 쇼트트랙 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을 시작한 김길리는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훈련하던 최민정, 심석희(서울시청)의 모습을 지켜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김길리는 빠르게 성장했다. 주말반 수업을 듣다가 한 달 만에 생활체육 대회에서 1등을 했다. 이후 개인 레슨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김길리는 18살 때 목표였던 2022 베이징올림픽 출전에는 실패했지만 밀라노 올림픽에서 꿈을 이뤘다.
이번 대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길리는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코린 스토더드와 충돌해 넘어졌다.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길리는 부상도 입었다. 개인전에서도 넘어지는 장면이 이어졌다. 1000m 준결승에서도 하너 데스멧(벨기에)과 충돌했다. 심판진은 데스멧의 반칙을 인정했다. 데스멧은 실격 처리됐고 김길리는 어드밴스를 받아 결승에 올랐다.
김길리와 최민정은 21일 여자 1500m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