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 '똘똘한 한 채' 쏠림 심화
5분위 배율 6.92 기록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상위 20%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해 평균 34억원을 넘어선 반면 하위 20%는 2년 만에 겨우 5억원대를 회복하며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10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92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인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하위 20%인 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 가격을 살펴보면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4억6593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고가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 처음 30억원을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8개월 만에 4억원 넘게 급등했다.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84만원에 그쳤다. 저가 아파트는 2024년 1월 4억9913만원으로 5억원 선이 무너진 뒤 2년 동안 4억원대에 머물다 올 1월에야 간신히 5억원대를 회복했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 역시 12.95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517만원, 5분위는 14억9169만원으로 조사됐다. 단순 계산으로 고가 아파트 1채를 팔면 저가 아파트 약 13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규제 강화 예고가 오히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부추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6·27, 10·15 대책 등 잇따른 수요 억제책에도 대출 규제 영향이 덜한 고가 지역 상승폭이 중저가 밀집 지역을 압도했다.
KB부동산 주간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53주 연속 상승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규제 강화 메시지로 상승폭은 다소 주춤했으나 관악구(0.94%), 강서구(0.67%), 종로구(0.59%), 마포구(0.57%), 서대문구(0.50%)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기조가 시장 불안을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도 "정부의 강경 기조에 봄까지 매물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가격 하향 조정을 동반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