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역차별 해소"…이커머스와 본격 경쟁 구도
소상공인들 "현행 유통법, 최소한의 안전망" 반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 기업형 슈퍼마켓)의 온라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14년 만에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지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대형마트와 SSM의 온라인 배송을 제한 없이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SSM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전통시장·전통상점 반경 1km 내 출점 제한 등 규제를 받는다. 개정안은 대형마트 등의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면서 온라인 배송에 대한 규제는 완화해 심야에 포장과 배송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김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의 취지는 전통시장, 슈퍼마켓 등 중소유통 보호에 있다"면서도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추세에서 대형마트 등에만 영업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규제의 형평성, 유통산업의 경쟁 활성화,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 규제는 2012년 전통시장과 소형 슈퍼마켓 등 중소 유통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맞벌이·1인 가구의 증가,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소비 패턴이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바뀐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만 빠르게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규제 완화 흐름이 본격화하면서 업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푸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온·오프라인 유통 간 역차별 경쟁 구도를 제대로 잡는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의 전국 점포에서도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가 주도해오던 새벽배송을 할 수 있게 돼 온라인 배송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동안 쿠팡, 컬리 등이 구축해 놓은 새벽배송 물류 시스템에 걸맞은 배송 인력 확보, 시스템 고도화 등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실질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 10여 년간 9조원 상당을 투자해 현재와 같은 로켓배송 물류망을 구축했다. 샛별배송을 내세운 컬리도 2016년부터 5년간 투자액 4200억원을 유치하면서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4일 실무협의회를 열고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가 포함된 온·오프라인 시장 상생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산업발전법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논의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shl22@newspim.com












